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오는 25, 26일 일본 삿포로(札幌)에서 열리는 한일경제인회의에서 독도문제를 비롯한 양국간 현안이 주요 주제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양국 경제인들 간 열띤 토의가 예상된다.
한일경제인회의를 주관하는 한일경제협회(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관계자는3일 "이 회의에서 정치현안이 주된 의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독도문제와 역사문제 등이 양국간의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만큼 참가자들 사이에 자연히 화제가 될 것이며 일부 세션에서는 토의 주제에 포함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최측은 양국간 경제협력 증진과 건설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껄끄러운 문제를 회피하기보다는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에 따라 마지막날 전체회의에 이 같은 문제를 토의하는 주제발표 시간을 따로 배정했다.
주제발표자인 최상용 전(前) 주일대사(고려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학문적인 주제보다는 현재 한일관계의 주된 쟁점을 시사적인 관점에서 접근해달라는 주최측의 부탁을 받았다"면서 "독도문제 등 껄끄러운 주제도 피해가지는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대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자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이유로 한국과 중국이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거부한 데 대해 '언젠가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고 한 것은 일국의 지도자로서 할 수 없는 실언"이라며 "고이즈미 자신이 이 발언에 대해 후회할 것이며 주제발표에서도 이런 점을 지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의 한일관계를 생각한다'로 제목이 잠정 결정된 최 전 대사의 주제발표가 끝난 후에는 300여명에 이르는 참석자들과 주제발표자 간의 질의.응답과 코멘트도 이어질 예정이어서 쟁점현안들을 둘러싼 양국 경제인들의 진솔한 의견이 교환될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앞서 조 회장을 비롯한 한일경제협회 우리측 회장단은 도쿄(東京)에 들러 고이즈미 총리를 예방해 양국간 이해증진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한일경제협회 관계자는 전했다.
'21세기 메가트렌드의 변화와 한일의 역할'을 전체 주제로 한 올해 한일경제인회의에는 한일경제협회 한국측 회장인 조 회장과 강신호 전경련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이수영 경총회장, 이희범 무역협회장, 김용구중소기협중앙회장 등 경제5단체장, 김상하 삼양사 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등 재계 원로들을 비롯해 주요기업 경영인들이 참석한다.
한일경제협회 측은 최근 냉각된 한일관계로 인해 참석이 저조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본격적인 경기회복기를 맞은 일본에서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기업인들이 늘어나오히려 예년보다 많은 110여명이 참가를 신청했으며 지난달말 신청 마감이후에도 참가 희망자가 줄을 잇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측에서도 세토 유조(瀨戶雄三) 한일경제협회 일본측 회장, 야마구치 노부오(山口信夫) 일본 상공회의소 회장 등과 한국과의 교역규모가 큰 업체들을 중심으로주요 업체 경영자들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양국의 참석자는 모두 3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상호이해 증진방안 △한일간 협력강화를 위한 중장기적협력방안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3개 분과로 나뉘어 양국간 이해와 유대를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하게 된다고 한일경제협회 관계자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