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타이거 펀드 '종이호랑이' 됐다

줄리안 로버트슨의 타이거 펀드가 올해 수익을 한푼도 내지 못해 「종이 호랑이(PAPER TIGER)」가 됐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지가 2일 보도했다. 타이거 펀드는 조지 소로스의 퀀텀 펀드에 이어 미국 2위의 헤지 펀드다.로버트슨 회장은 지난 29일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투자자 연례회의에서 타이거 펀드가 지난 10월중 34억달러의 손해를 내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자본금의 17%에 해당한다. 타이거는 지난 9월에도 21억달러의 손해를 보았다. 이에 따라 타이거 펀드의 10월말 자본금은 170억달러로 연초보다 1% 줄어들었다. 최근 타이거 펀드는 채권 은행의 빚 독촉과 투자자의 자금 회수에 시달리고 있다. 타이거 펀드는 부채비율을 4대1로 맞추기 위해 최근 250억~300억 달러의 자산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거 펀드가 결정적으로 실패한 곳은 일본 엔화였다. 지난달 7일 엔화가 미국 달러에 대해 10% 가까이 폭등할 때 타이거 펀드는 거꾸로 투자했다. 즉 엔화를 팔고, 달러를 샀던 것이다. 이날 하룻동안 타이거 펀드는 무려 20억 달러나 되는 엄청난 손해를 보았다. 조지 소로스가 92년 영국 파운드 투기에서 하룻만에 10억달러를 챙긴 전설적인 사례에 정반대의 측면에서 비견할만한 실패 사례다. 이밖에도 타이거 펀드는 지난달 세계 주식시장에서 상승종목을 팔고, 하강종목을 사는 우를 범했다. 타이거 펀드는 앞으로 두달 동안 수익을 내지 못하면 펀드 매니저들이 올 연말에 보너스를 한푼도 못받게 된다. 타이거 펀드에는 마가렛 대처 전영국총리가 이사회 멥버로 활동하는 등 세계적인 부호·명망가들이 가입해있다. 타이거 펀드는 연초 SK 텔레콤에 대해 소액주주로 표결권을 행사하는 등 한국기업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헤지펀드 정보회사인 TASS에 따르면 미국 헤지 펀드들은 지난 9월 국제금융시장 혼란으로 평균 3%의 손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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