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배당투자 시기라는 건 아는데, 그러면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할까.”
배당은 기업의 고유 권한인 만큼 과거 높은 배당을 실시했다 하더라도 기업의 사정에 따라 배당이 줄거나 배당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배당 목적으로 12월 결산법인의 주식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은 늦어도 배당기일인 12월31일에 결제가 이루어지도록 12월26일까지는 해당 종목을 사야 한다. 하지만 12월 결산 기업들이 이사회를 열어 최종 배당을 결의하는 날짜는 내년 초가 되기 때문에 투자하려는 기업이 배당을 할 것인지, 또 배당금액은 얼마나 될 것인지가 확실치 않다.
또 해당 기업이 고율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해도 매수 시점에 따라 시장 상황이나 뜻하지 않은 악재로 배당수익을 일시에 까먹을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우량 종목을 고르는 노력이 요구된다.
증권 전문가들은
▲최근 3년간 꾸준히 배당을 실시해왔고
▲올해 실적개선이 예상되며
▲배당수익률이 높고 주가 수준이 낮은 기업들 위주로 투자대상 종목을 선정하라고 조언한다.
◇과거 배당추세를 살펴라= 최소한 최근 3년간 연속해서 배당을 실시한 기업들은 올해에도 배당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정도는 되어야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주주 우선정책이 어느 정도 자리잡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 배당정책은 주주에 대한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배당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던 기업들은 확률적으로 다시 높은 배당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과거에 배당을 적게 했던 기업은 이익이 크게 났다고 해서 갑자기 배당금을 늘리지 않는다. 이후에 실적이 부진해져 배당을 줄여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 배당성향을 보면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다.
◇실적개선 확인은 기본= 실적이 좋아야 배당을 할 여력도 생기기 마련이다. 과거에 아무리 높은 배당을 실시했더라도 배당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이익이 증가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높은 배당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실적이 악화된 기업들은 배당이 감소하거나, 무배당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실적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올 6월말까지의 반기 실적을 토대로 기업 이익 전망치를 계산해봐야 하며, 시기적으로 가능하다면 3ㆍ4분기 실적까지 챙겨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을 골라내야 한다.
◇현 주가수준을 고려하라= 아무리 배당을 많이 하더라도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는 기업의 경우는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배당 투자의 성과는 결국 자신이 매입한 가격에 대비해 배당금 비율이 얼마인가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주식을 비싸게 샀다면 배당 성향이나 배당률이 높더라도 배당 수익률은 낮아지게 된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시가배당 수익률이 높게 나오는 종목 중 초저가주가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조재호 키움닷컴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액면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코스닥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게 나오는 종목이 많지만, 주가변동성이 워낙 커 위험하다”면서 “자산주 등 주가 움직임이 둔한 종목 가운데 고배당주를 선택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체를 전망하는 넓은 시각도 필요= 오호준 대우증권 연구원은 “배당종목에 대한 분석 뿐 아니라 거시적인 환경과 주식시장 전망도 배당투자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주식시장이 하락 국면에 위치할 경우, 배당수익보다 주가하락으로 인한 자본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을 포함해 해당 종목의 주가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살피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밖에도
▲순부채 비율이 1배 이하로 재무구조가 안전하고
▲유보율이 높고 주가자산비율(PBR)이 낮아 자산가치가 우량한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 또
▲거래량이 많고
▲증권사로부터 `매수` 추천을 받았는지의 여부와
▲베타계수 1미만의 저베타주인지 등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한편 주가 등락에 대한 부담으로 개별 종목에 대한 배당투자가 꺼려진다면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배당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직접 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배당수익을 올리고 주가차익도 얻을 수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