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위스서 경영진 보수안건 최초 부결

스위스에서 기업 주주들이 경영진의 보수 안건을 부결시킨 첫 사례가 등장했다.

지난달 스위스 국민들이 국민투표를 통해 주주들에게 경영진 보수 결정권을 부여한 뒤 나온 최초의 부결 조치다.

12일 스위스 공영방송 스위스인포는 현지 최대 프라이빗은행인 율리우스 바에르의 주주들이 최고 경영진에 대한 보수 안건을 부결시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율리우스 바에르의 주주 약 64%는 11일(현지시간) 주총에서 은행 측이 제안한 최고 경영진에 대한 보수 계획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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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국민투표의 효력은 내년부터 구속력을 갖기 때문에 주주들의 반대 의사는 당장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은행의 임금 정책을 주주들이 공개적으로 거부한 사상 최초의 결정에 해당, 향후 주총을 열 계획인 UBS, 크레딧 스위스 등 스위스 양대 은행에 파급을 미칠 전망이다.

주총에 앞서 율리우스 바에르는 고위 경영진에게 지난해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총 1,520만 스위스 프랑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지급안에 따르면 보리스 콜라르디 최고경영자(CEO)는 연봉 668만 스위스 프랑과 지난해 미국 이외 지역의 메를린치 자산운용 부문을 인수한 데 따른 보너스 80만 스위스프랑을 받게 된다.

율리우스 바에르 은행은 성명을 통해 주주들의 부결 투표 결과를 전한 뒤 이사회가 다음 연례 정례회의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주총을 연 스위스 최대 식품기업 네슬레의 주주들은 회사 측의 보수안을 받아들였다. 앞서 스위스 최대 제약회사인 노바티스는 퇴직을 앞둔 대니얼 바젤라 회장에게 7,800만 달러의 퇴직금을 지급하려다 여론의 거센 반발로 포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피터 브라벡 레마띠 네슬레 회장은 “스위스 상장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며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네슬레는 스위스에 있기를 희망하지만 적절한 합의점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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