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시 특별회견] "한반도 통일후에도 미군감축 안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오는 20~21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차 출국하기에 앞서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연합뉴스와 특별 회견을 가졌다.다음은 간추린 일문일답. - 상하이 APEC 정상회담에 대한 견해와 기대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과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한다. 그에게 미국과 중국이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할 것이다. 그밖의 세계 지도자들과 진실하게 협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또 분명히 한반도 문제와 남북한 관계도 논의할 것이다.. -부시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이래 남북 관계는 거의 중단된 상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해 서울 답방을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지키지 않고 있고 이달 초에는 북한이 이산가족 교환 방문 약속을 취소하는 등 상황이 약간 달라지고 있다. 일부 한국인은 이러한 모든 상황이 부분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는데. ▲한국 국민들에게 우리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자고 제의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다. 올 6월 우리는 그들이 선택하는 시간에 기꺼이 대표를 보내 그들과 만나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우리쪽 누구와도 만나지 않기로 하고 있다. 그는 한국과 만나지 않고 있으며 우리와도 만나지 않을 것이다. 아마 그가 만나지 않으려는 게 아니냐는 생각까지도 든다. 두 번째로는 그가 세계에서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는 한국과 휴전선에 대한 압박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지지한다는 가장 명백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재래식 병력을 뒤로 돌리는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세계에 대량살상무기를 확산시키는 것도 중단할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에 대해 어떠한 메시지를 갖고 있나. ▲그에 대한 메시지는 협상을 했으면 자기 몫을 해야 하며 만나겠다고 말했으면 만나라는 것이다. 미국의 어느 누구도 그가 이렇게 하지 못하도록 막지 않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이 위기를 수습하지 않고 지나치게 의심하고 비밀스럽다는 점에 실망했음을 밝혀야겠다. -김대중 한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남북한간의 화해와 협력을 모색하는 햇볕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햇볕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햇볕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의 지도력을 찬양하고 싶다. (지난 3월 김 대통령 방미 당시) 바로 이 방에서도 밝혔지만 햇볕정책을 지지하며 일리가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교류가 빈번할수록 평화의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본다. -미국은 대 테러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이 전쟁이 귀하의 예상대로 1~2년을 끄는 장기전이 된다면 한국 국민들로서는 한반도 안보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것이다. 북한이 어느 시점에 화해적 자세를 바꿔 다시 적대적으로 나올 지도 모른다. 어떤 형태로든 한반도에 분쟁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우리는 한국 국민과 한미 상호조약에 대한 우리의 의무를 다할 것이다. 북한은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 몰두하는 바람에 한국 정부와의 협정에 대한 우리의 몫을 이행할 태세가 돼 있지 않을 것으로 어떤 방법이나 형태로든 오판해서는 안된다. 그들이 이것(아프간 대 테러전)을 우리의 가까운 친구이자 우방인 한국을 위협할 기회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의견은 무엇이고 미국은 통일 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통일의 전망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말하기는 어렵다.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어떤 지도자가 만나서 통일을 논의하기를 거절한다면 이룩하기 어려운 일이다. 공약이 진전되게 만드는 것은 양쪽의 당사자, 의지가 있는 양쪽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두 지도자가 똑같은 비전과 똑같은 희망을 공유해야 하나 김 위원장이 똑같은 비전을 공유하지 않으려는 것은 명백하다. 그렇지 않다면 대화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남북한의 협상과 대화는 어떤 종류든 한반도 평화를 증진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대화가 중요하며 인간대 인간의 교류가 특히 중요하다. 때로는 국민이 정부보다 앞서 나가며 국민의 의지가 정부를 앞서 나간다. 아무런 협상이 없다는 점에서 통일의 일정표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기꺼이 친구를 돕고 싶다. 우리의 친구이자 우방인 한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면 도울 것이다. 다시 말하건대 나는 우리 정부가 굶주리는 사람들을 돕기를 원한다. 한편으로는 국민을 돕지 않으려는 정부에 원조를 보내고 싶지 않다. 국민을 돕는 것과 국민을 돕지 않는 정부에 원조를 제공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나는 김 대통령과 이 문제를 논의하기를 고대하고 있으며 그가 이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 통일 이후 미군의 지위는 어떻게 되나. ▲우리는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그것은 한반도 뿐 아니라 극동지역 전반에 걸쳐 안정을 제공하는 데 중요하며 대부분의 정부가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곳에 계속 주둔 시킬 작정이며 이를 감축할 의도는 전혀 없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경제.재정적 기여 이외의 일본 역할에 대한 견해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전투병력이 아닌 일부 방위병력(defense forces)을 참여시키는 가능성에 대해 얘기했다. 우리는 일본의 기여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테러리스트들의 자금줄을 와해시키는 일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되며 우리는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만일 한.중.일 3국에 대한 위협을 듣거나 본다면 각국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할 것이다. 우리가 싸우고 있는 전쟁은 다른 형태의 것이다. 따라서 기여는 여러가지이며 다를 수 있다. 우리는 이 점을 인식, 다른 나라에 자국민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용납하지 않는 방법으로 기여하도록 요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미ㆍ중 관계 발전에 관한 구상은. ▲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양국 지도자가 개인적으로 서로를 아는 것이다. 중국 지도자와 만나 무슨 생각을 하는 지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또 우리로서는 교역 관계 촉진을 계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시장지향적인 성장을 고무시키는 데에 매우 긴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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