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편이 밤잠을 못이뤄요"

방카슈랑스 피해자 부인 금감원에 민원

"경제가 어려워 대출금 갚기도 어려운데 방카슈랑스까지 가입하라니..남편이 밤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최근 한달여간 은행들의 방카슈랑스 꺾기 실태를 조사한 금융감독원 검사팀에는 은행측의 강요로 방카슈랑스 상품에 가입한 뒤 보험료 부담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남편을 도와달라는 한 중년여성의 민원이 들어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이 낸 민원은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면서 강제로 방카슈랑스 상품 가입을 강제하는 바람에 가뜩이나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남편의 처지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하소연이다. 한 영세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A씨는 사업자금을 대출받으러 은행을 찾았다가 대출조건으로 방카슈랑스 상품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는 `권유'를 받았다. A씨는 대출 원금은 물론이고 이자를 갚기에도 빠듯했지만 대출을 받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적지 않은 액수의 방카슈랑스 상품에 강제 가입했다. 하지만 회사 형편이 하루 아침에 나아질리가 만무한데다 다달이 돌아오는 방카슈랑스 보험료 부담마저 커지면서 밤잠을 못잘 정도의 고통을 받게 됐고 이를 보다못한 A씨의 부인이 금감원 검사팀에 "남편을 도와달라"는 `탄원'을 내게 된 것. 금감원 검사팀은 사실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우선 A씨와 부인을 불러 `대질신문'을 벌였으나 A씨의 입에서는 전혀 엉뚱한 소리가 나왔다. A씨는 "은행으로부터 강제로 방카슈랑스 가입을 권유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집사람이 전혀 사정을 모르고 엉뚱한 소리를 한 것이니 없던 일로 해주십시오"라는 말만을 되풀이했다. 특히 A씨는 부인에게 "도대체 돌아가는 사정을 알기나 한 것이냐"면서 버럭 화를 내기까지 했고 부인도 남편의 `의중'을 감안, 더이상의 진술을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이 여성이 제기한 민원에 대한 조사는 더이상 진행되지 못했다고 30일 금융감독위원회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A씨가 대출받은 은행으로부터 향후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해 더이상의 진술을 거부한 것 같다"면서 "금감원이 방카슈랑스 꺾기 관행에 대한 일제조사에 나섰지만 이런 사정으로 인해 불법 꺾기에 대한 물증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겪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