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일부 저축銀 또 "영업정지 전에 돈 빼라"

고객에 사전인출 권고 도덕적 해이 논란<br>토마토2 저축銀 19일 360억원 뱅크런

7개 부실 저축은행 영업정지 발표 다음날인 19일 오전, 서울 명동 토마토2저축은행은 계열사인 토마토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이곳마저 추가로 영업이 정지될지 모른다고 우려해 몰려든 예금자들로 북적거렸다. /이호재기자

지난 18일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 가운데 일부에서 해당 저축은행 직원들이 직접 일부 고객에게 예금인출을 권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올 상반기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저축은행의 특정 고객에 대한 사전인출 특혜로 사회적 파문이 일어난 것이 재발한 것으로 또다시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19일 "이번에 영업정지를 당한 대형 A사에서 일부 고객에게 이달 들어 '은행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알아서 처리하시라'고 연락한 사례가 있다"며 "적금 가입자에게도 통보해준 만큼 일부 고객은 미리 돈을 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부산저축은행 사태 때처럼 금융감독 당국의 합격판정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직원들이 사전인출을 유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특정 인물들에게 사전에 예금을 인출하도록 권유하면서 강제 환수하는 방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7개 저축은행의 경우 금융감독 당국이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경영진단을 시작하면서부터 감독관을 파견했다. 이에 따라 경영진은 물론 일반직원들도 저축은행의 경영상황 등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7개 저축은행의 5,000만원 초과 예금은 3,79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금융감독 당국은 "개별적으로 일부 이 같은 일이 있을 수는 있지만 매일 예금인출 금액을 모니터링해 조직적인 예금인출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직원들이 직감으로 예금인출을 미리 권했을지는 몰라도 영업정지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VIP 고객의 예금인출을 도운 부산저축은행의 사례가 재연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전날 모회사가 영업정지를 당한 토마토2저축은행은 우려대로 예금이 19일 오후3시 현재 360억원이나 빠져'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일어났다. 토마토2는 이날 서울 선릉과 명동 등의 지점에 오전부터 수백명의 고객이 몰렸다. 그러나 지점별로 처리인원 수를 제한하고 직원들이 적극적인 설명에 나서면서 일부 고객들은 발길을 돌렸다. 토마토2저축은행 선릉점 관계자는 "영업정지를 당한 토마토와 토마토2저축은행은 별개 회사이고 토마토2는 경영진단을 통과한 업체라는 점을 계속 설명하고 있다"며 "오전에 예금자들이 100여명 가까이 몰렸지만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대형사는 고객동요가 없어 아직 뱅크런이 업계 전체로 확산되지는 않는 분위기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뱅크런을 거치면서 5,000만원 이상 예금자들이 대폭 줄어든데다 (영업정지에 대한) 학습효과까지 있어 다른 저축은행의 경우 고객들의 동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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