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추상화 속에 담긴 산수 풍경

이강소·윤명로씨등 중진작가 잇단 전시회<br>전통적인 방법 계승 ‘동양화의 멋’ 선보여

윤명로의 ‘겸재예찬’

이강소의 ‘Shangrila’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끌어 온 대표적인 중진 작가들의 전시가 가을 화랑계를 풍성하게 한다. 추상과 구상, 미니멀리즘과 추상표현주의를 혼합하면서 시적이고 자연에 근거한 동양미술의 특성을 갖고 있는 이강소(63)씨와 40여년동안 ‘어떤 재료와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그리느냐’에 에너지를 쏟아오며 대표적인 추상미술작가로 불려지는 윤명로(70)씨 전시가 잇달아 열린다. 이씨는 5일부터 인사동의 노화랑에서, 윤씨는 7일부터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윤명로의 회화-숨결 Anima’제목으로 각각 개인전을 갖는다. 모두가 전통적 방법을 계승, 활용하면서 우리의 정체성과 동아시아미술의 전통을 이으려고 에너지를 쏟아내는 노련한 작가들의 전람회로 가을을 맞아 인간다움과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서정적인 전시로 관심을 모은다. 우선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중인 이강소씨의 작품은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서양화이면서도 동양적인 맛을 풍기기 때문에 국제적이면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는 성공적인 작가라는 평을 얻고 있다. 역동적인 획들과 지우고 겹쳐 그린 캔버스 속의 풍경에서 격렬한 획들은 시적이고 함축적이다. 이것들은 명확히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완성된 풍경이 아니라 풍경의 암시에 불과하며 구상적인 요소는 한구석에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는 오리나 사슴, 배, 집과 같은 것들 뿐이다. 이 구상적인 요소들을 보고 시선을 옮기면 거친 획들은 때로 산이 되기도 하고 나무나 수평선 같은 것들이 되기도 한다. 전시는 15일까지. (02)732-3558 윤명로씨는 60년대 ‘회화 M’시리즈와 ‘1960년 미술가 협회’전을 통해 미술계에 동참한 이후 고희의 나이가 되는 현재에도 예술에 대한 고민을 늦추지 않고 새로운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이번전시는 ‘추상화’작업 45년의 세계를 모두 보여주는 것으로 그 동안의 대표작 60점과 신작 10점이 나온다. 윤 화백은 30대때인 70년대 유화가 마르는 속도 차이를 이용해 그림 표면에 금이 가도록 놔두는 기법의 ‘균열’시리즈를, 80년대 때엔 빠른 붓질과 자유롭고 헐겁게 구성된 화면으로 특징화 된 ‘얼레짓’연작을 보여왔다. 90년대때는 거칠고 호방한 붓자국과 캔버스에 넘쳐 나는 안료의 흔적을 보여주는 ‘익명의 땅’시리즈를 보여줬다. 그러다 5년 전인 2000년 ‘겸재예찬’ 시리즈부터는 유화 대신 철가루로 그림을 그려왔다. ‘겸재예찬’은 차분한 화면으로 변화한다. 과거 거장에 대한 유대와 존경을 드러내는 이 시리즈는 당시 한국미술계에 ‘전통의 재해석과 현대화’라는 과제를 공론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철가루로 그리면 덧칠을 할 수 없다. 그 점에서 수묵(水墨)과 닮았다”는 윤 화백은 “이제부터는 시리즈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 가는대로 그려보고 싶다. 그래서 전시 제목도 ‘숨결’으로 선보이는 것이며 작품집도 정성을 들여 출간했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30일까지.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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