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새집증후군 예방하려면…

[건강칼럼] '보일러로 집안 달군후 환기' 반복 해줘야


1970년대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오일쇼크는 전 세계에 에너지 절약이라는 화두를 던져주었다. 그 결과 각 회사들은 한 푼이라도 냉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개별난방을 중앙집중식으로 교체하고 창문을 열 수 없게 고정시키는 한편 바깥 공기와의 환기장치를 없애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대형 빌딩에서 근무하던 상당 수 직원들이 두통ㆍ구토ㆍ무력감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오염된 실내공기가 주요 원인임이 밝혀지고 이 같은 현상이 오피스 빌딩 뿐 아니라 새로 지은 주거용 건물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0년부터 우리에게 회자된 ‘새집증후군’이 생겨난 배경이다. 최근 서울시가 새로 짓는 아파트에 대해 실내의 공기 질을 검증하겠다고 나서면서 새집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집증후군은 ‘복합화학물질 과민증’과 유사한 실내환경질환으로 눈ㆍ구강ㆍ코ㆍ목 등의 점막자극, 점막의 건조, 피부발진, 호흡곤란과 두통ㆍ감기ㆍ피로감ㆍ어지럼증ㆍ구토 등이 동반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새로 짓거나 내장공사를 한 건물로 이주한 경우 이런 증상이 나타나므로 벽지ㆍ바닥재ㆍ페인트 등 각종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ㆍ벤젠ㆍ톨루엔 등 독성 화학물질과 이산화탄소ㆍ부유 세균ㆍ미세먼지 같은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새집증후군은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소아나 영유아에서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두메산골 황토집에 살지 않는 이상 새집증후군을 피하기는 어려운 만큼 이를 예방하려는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다. 첫째, 분양한 지 일 년이 넘은 집으로 이사하자. 건축자재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통상 6개월까지 증가하고 이후 감소한다. 일년이 지나면 현격히 줄고 이후 일정한 농도로 유지된다. 둘째, 새 집으로 이사할 경우 환경친화적인 건축내장재와 마감재를 사용했는 지 점검하자. 셋째, 이사하기 전에는 꼭 베이킹 아웃(baking-out)을 실시하자. 독성 화학물질은 대부분 석유에서 추출, 합성된 물질로 고온에 노출되면 쉽게 기화하는 특성이 있다. 집안의 창문을 모두 닫고 보일러를 가장 세게 틀어 집안을 뜨겁게 달군 뒤 모든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는 과정을 하루 4~5회, 3일 정도 반복하면 독성물질의 상당 부분을 방출시킬 수 있다. 가장 쉽고 경제적ㆍ효과적이므로 아이를 둔 가정에서는 꼭 시행하기를 권한다. 넷째, 이사 후에도 적절한 환기와 실내환경 조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냉난방기를 켜면 창문을 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내 공기 오염이 심화될 수 있는데 하루 2회 이상 모든 창문을 열어 환기시켜야 한다. 실내에 잎이 큰 관엽식물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단순히 이사로 인한 과로, 새로운 환경으로 인한 부적응이라고 판단하고 방치해 둘 경우 만성질환으로 진행해 평생 고통을 겪을 수도 있다.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한 지 일 년이 안된 집으로 이사한 뒤 결막염ㆍ비염ㆍ피부염ㆍ천식 등 질환이 새로 생기거나 악화되고 이유를 알 수 없이 감기가 반복되거나 두통ㆍ만성피로ㆍ현기증이 발생했다면 한 번 쯤 새집증후군이 아닌가 의심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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