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분양가 의혹해소' 吳시장이 나서야

오세훈 시장의 ‘서울호’가 은평뉴타운 고분양가를 부채질한 ‘공공발(發) 분양가 폭탄 사건’의 주범이 됐다. 취임 초부터 맑고 매력적인 서울을 만들겠다며 공기질 개선 등 친환경 정책에 ‘올인’했던 오 시장은 정작 시민들의 삶의 질이 달린 주거문제 앞에서는 무력한 모습이다. 문제가 불거진 지 벌써 열흘이 다됐지만 서울시에서는 여전히 친환경 정책들만 쏟아져나올 뿐 ‘서울호’의 선장인 오 시장은 아무런 말이 없다. 물론 은평뉴타운 사업이 전적으로 오 시장의 책임은 아니다. 지난 2004년부터 본격 추진된 은평뉴타운 사업은 이명박 전임 시장이 주도한 ‘뉴타운 시범사업’이었다. 하지만 현재 은평뉴타운에 달려드는 의혹의 홍수는 SH공사 등 실무자들이 막아내기에 역부족이라는 말이 나온다. 마지못해 공개한 어정쩡한 분양가는 건축비 과다계상, 시의 집 장사 등 여론의 의혹만 부풀렸고 서울시 뉴타운 사업을 파헤쳐 보자며 정치권까지 칼을 빼들었다. 앞으로 강서구 마곡지구, 노원구 장암지구 등의 도시개발사업과 30여곳이 넘는 뉴타운 사업을 주도할 서울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사업과정에서 보상비ㆍ분양가 등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은평뉴타운 논란에서 오 시장이 서울의 도시개발 및 주거정책에 대해 강력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으면 강ㆍ남북 균형개발과 서민주택공급을 목표로 한 시의 개발사업들은 추진력을 잃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오 시장은 19일 시청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모기를 쫓는 데 바빠서 웅덩이를 없앨 생각을 못하는 것은 아니냐’고 말했다. 당장의 업무에 급급하기보단 창의력을 발휘해 진취적인 시도를 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은평뉴타운 의혹을 둘러싼 시의 대응 자세를 보면 하루하루 해명에 급급할 뿐 진짜 웅덩이가 된 의혹들은 없애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울시내에서 집을 살 희망도 잃은 채 ‘맑은 공기’만 마신다고 서민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지는 않는다. 이제 오 시장이 직접 분양가 의혹의 웅덩이를 없앨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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