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이달말로 예정된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의 대북정책보고서 완성을 앞두고 9일 대북포용정책의 실행방안에 관해 이견절충을 벌였다.홍순영 외교통상장관은 이날 오전 방한중인 페리 대북정책조정관과 만나 페리조정관이 구상중인 보고서의 방향과 내용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대북포용정책을 유지해나가는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洪장관은 이와관련, 『페리 조정관을 만나본 결과 대북정책에 대해 한·미간에 견해차와 인식의 차가 없다는데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페리조정관은 한·미 양국이 금강산관광사업과 민간경제협력 등 포용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현안인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리 조정관은 또 대북포용정책이 실패할 경우 대북 압박외교 등 2단계 예비전략이 필요하다는 점도 한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洪장관은 대북포용정책은 인내심을 갖고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포용정책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한계선(RED-LINE)을 설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페리 조정관은 이날 오후 청와대로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 한·미간 포용정책에 대한 입장을 최종 조율했다.
金대통령은 면담에서 포용정책을 바탕으로 한 포괄적 대북접근방식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정책수단임을 강조하고 페리조정관의 보고서에 한국정부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조찬회담에는 한국측에서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장재룡 외교부 차관보가, 미국측에서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미대사, 존 틸럴리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각각 배석했다.【박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