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26일 중국 하얼빈 한ㆍ중 FTA 5차 협상.. 주요 쟁점 들여다보니

협상 1주년, 박근혜-시진핑 체제 이후 첫 협상, 일본 TPP참여 등 다양한 변수<br>산업통상자원부가 협상 주체로 농수산물 방어 여부 최대 관심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한 고비가 될 5차 협상이 오는 26일~28일 중국 하얼빈에서 개최된다.

양국 외교가를 중심으로는 이번 협상에서 한ㆍ중이 FTA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의미 있는 합의를 이룰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협상이 시작된 지 벌써 1년이 지난데다 대내외 상황이 한ㆍ중 모두에게 보다 적극적인 FTA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가 핵심 소식통은 “협상 1주년이 된 만큼 양국이 이번 협상에서 1단계 모델리티와 관련해 어떤 방식으로든 결과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시진핑 체제 출범… 협상에 힘 실릴 듯=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이번 협상이 박근혜-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첫 번째 협상이라는 점이다.

그간 한ㆍ중 FTA는 4차에 걸쳐 협상이 이뤄졌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FTA가 서로의 경제에 미치는 민감도가 너무 큰데다, 양국 지도부 모두 교체 시기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거의 반년 만에 협상이 다시 재개되는 것도 양국이 이 같은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도부 교체가 완료된 만큼 협상은 본격적인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양국은 민감 품목을 가르는 1단계 모델리티(협상지침)를 만들고 있으나, 여전히 팽팽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우리 측은 FTA가 체결되면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는 국내 농수산 분야 품목을, 중국 측은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 품목을 최대한 민감 품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중 FTA는 협상 시한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협상이 시작된 지 이미 1년이 지났다. 한미 FTA는 협상이 시작된 뒤 1년, 한-EU(유럽연합) FTA는 2년여의 시간이 걸린 바 있다.


◇일본 TPP참여 한ㆍ중 모두 껄끄러운 외부 변수=최근 기정사실화된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참여는 한ㆍ중 FTA 협상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한국 입장에서는 다자 FTA를 통해 우리를 추격해오는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한ㆍ중 FTA를 빨리 성사시켜야 될 필요가 생겼다. 한ㆍ중 FTA가 완료되면 우리는 세계 3대 거대 경제권(미국, EU, 중국) 과 모두 FTA를 맺는 세계 유일한 나라가 된다. 또한 현재 협상을 진행중인 한ㆍ중ㆍ일 FTA는 물론,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된다.

중국 입장에서는 일본의 TPP 참여가 더욱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일본의 TPP참여는 동아시아 경제 패권 전쟁에서 미국이 매우 힘있는 파트너를 얻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 피터슨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이 TPP에 참여할 경우, 2025년 중국의 GDP는 348억 달러 감소하고, 한국마저 TPP에 참여하면 468억 달러가 줄어든다. 중국 입장에서는 동아시아에서 점점 더 커지는 미국의 입김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한국과 FTA를 서둘러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고 있는 우리 정부는 일단 FTA ‘속도’에는 집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중 FTA는 물론 우리 정부에게도 가장 중요한 FTA 협상이지만 워낙 민감분야가 많은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로 협상 주체 바뀐 한국, 농수산물 방어 우려=정부 조직개편에 따라 이번 한ㆍ중 FTA 협상부터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협상을 맡는다. 우리측 교섭대표는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이 될 전망이다.

중국와의 FTA는 우리가 지금까지 맺었던 FTA와 차원이 다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그간 제조업 협상에만 관여했던 산업부가 어떤 방식으로 협상에 접근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자본주의 경제모델이 아닌 중국과의 FTA 협상 과정에서 이익의 균형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은 통상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미 양국간의 관세는 상당히 낮아졌고, 한국 기업들의 중국 내 생산도 많아서 제조업 수출 경쟁력 제고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중국의 농수산물 공세를 산업부가 얼마나 방어해 낼 수 있을 지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ㆍ중 FTA 발효 시 국내 농수산물 수입액은 10년 후부터 매년 108억 달러 늘고 농업 생산액은 14.7%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홍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