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네슬레 노사간의 분규가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지 145만인 28일 새벽 4시30분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한국네슬레의 이삼휘 사장과 전택수 노조위원장은 이날 박승태 충북지방노동위원장 중재로 열린 26차 노사 협상에서
▲노사공동의 근로조건 및 고용유지 위원회 설치
▲임금 5.5% 인상
▲올해 희망퇴직금 지급안(월평균임금X근속연수의 1.5배) 등 3개 타협안에 합의했다. 이어 노조가 실시한 찬반투표에서도 투표에 참여한 총 310명의 노조원 가운데 239명이 찬성, 77.1%의 찬성률로 합의가 최종 타결됨에 따라5개월 가까이 지속된 장기 파업과 직장폐쇄라는 극한 대립상황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스위스 본사의 경영 원칙인 `무노동ㆍ무임금`과 `노조의 경영간섭 불가`라는 두가지 원칙을 고수하는 선에서 양측이 더 이상의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한 타협점을 찾아낸 셈이다. 이에 따라 한국네슬레는 3개월여 째 직장폐쇄된 서울사무소와 청주공장 등을 내달 3일부터 모두 정상 가동시키는 한편, 청주 공장 폐쇄 여부 검토를 지시했던 본사측에 공장유지의 필요성을 알리는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제 한국네슬레에게는 그동안 손실된 이미지와 경영상의 타격을 만회하는 일이 커다란 과제로 남게 됐다. 회사측에 따르면 파업과 직장 폐쇄가 가져온 손실은 어림잡아 한 달에 100억원으로, 145일간 무려 400~5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네슬레 노조는 구조조정을 위한 판매 아웃소싱 과정에서 직원들이 전환배치되고 11.7%라는 임금인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7월7일부터 파업에 돌입했으며, 사측도 지난 8월 이후 서울사무소와 청주공장, 전국 영업본부 등을 직장폐쇄해 노사간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이달 들어서는 노조가 스위스 본사에서 원정 농성을 벌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국제기구까지 중재에 나서는 사태로 비화되기도 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