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환자에게 그 사실을 누가, 언제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환자ㆍ가족의 생각에 상당한 견해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는 암센터와 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ㆍ경희대ㆍ울산대ㆍ한림대 등 7개 대학병원의 암환자 380명, 환자가족 2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암환자의 96.1%(365명), 가족의 76.9%(216명)가 환자에게 말기 암이라는 사실을 통고해주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고를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서는 환자측(`남은 인생을 정리하도록 돕기 위해` 33.5%)과 가족측(`치료에 협조하고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32.1%)의 생각이 달랐다. 말기암 통고를 반대하는 사람들(환자 15명, 가족 65명)도 주된 이유로 환자들은 `알게된 이후의 심리적 부담`(46.6%)을, 가족들은 `희망을 잃어 투병의지가 꺽인다`(53.8%)를 꼽아 차이가 있었다.
통고시기에 대해서도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환자측은 72.5%가 진단즉시, 27.5%가 점차적으로 알리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가족측은 점차적으로(54.7%)가 진단즉시(45.3%)보다 많았다.
누가 알리는 것이 가장 적합한가에 대해 환자들은 가족(15.5%)보다 질병ㆍ환자의 상태를 잘 아는 의사(80.5%)를 크게 선호했지만 가족들은 의사(51.5%)와 가족(44.5%)에 대한 선호도가 비슷했다. 가족이 통고하는 것이 적합한 이유로 환자들은 `알려야 할 당연한 의무가 있다`(32.8%)와 `충격을 덜 받고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27.6%)를, 가족들은 `질병뿐 아니라 환자의 정신적ㆍ심리적ㆍ사회적 상태를 잘 안다`(43.9%)와 `충격을 덜 받고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23.6%)를 꼽아 차이를 보였다.
암환자와 가족의 태도를 비교한 윤 박사의 연구논문은 미국 `임상종양학회지` 1월호에 게재됐다. 윤 박사는 “암환자와 가족간에 말기 통고에 대한 태도차이가 있고 환자들이 진실을 알고싶어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의사와 가족들은 환자의 알권리와 희망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