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의 최대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흑사병으로 23명이 죽었다. 전염병으로 의심되는 사망자 시신을 조사한 결과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지난해에도 256건의 흑사병 발병 사례가 보고돼 6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8월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유명관광지에서 15세 소년이 흑사병으로 숨졌다. 세계보건기구(WTO)는 이들 지역과 미국·브라질·콩고 등 3개 대륙 7개 국가에서 매년 수천명의 의심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놀랄 만한 소식이다. 17세기 중엽에 소멸된 줄 알았던 이라니. 흑사병은 1347년 남부 이탈리아에 유입된 지 불과 6년 만에 유럽 전체 인구의 3분의1인 2,500만명을 죽음으로 내몬 대재앙. 거지와 유대인·집시들이 병균을 퍼트리는 자로 몰려 애꿎은 죽임을 당했다. 의사들은 '뜨거운 물에 들어가면 모공이 열려 병균 침투가 쉬워진다'며 감염을 오히려 부추겼다. 대책이 없던 흑사병은 1666년 런던 대화재 이후 갑자기 사라졌다.
△인간을 괴롭힌 것은 흑사병뿐 아니다. 시민의 30% 이상을 죽여 아테네를 몰락시킨 것은 경쟁도시 스파르타가 아니라 홍역이었다. 나폴레옹의 러시아원정군 50만명은 총칼이나 동장군보다 발진티푸스 때문에 죽어 나갔다. 1918년 갑자기 나타난 스페인 독감은 전세계에서 최소 5,000만명, 최대 1억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식민지 조선에서는 14만명이 죽었다. 독일의 사회·경제학자 막스 베버의 생을 마감시킨 것도 스페인 독감이다.
△흑사병의 병원균은 쥐가 전파하는 페스트균이라고 알려져 왔지만 최근 들어 다른 이론들이 나오고 있다. 엘니뇨로 각종 전염병이 창궐한다는 연구도 있고 흑사병은 사람과 사람을 통해 직접 감염되는 바이러스라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사학자인 수잔 스콧은 역저 ''을 통해 에이즈 병원균도 흑사병 바이러스의 변종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맞는지 모르겠지만 겁난다. 환경 파괴로 인한 지구 온난화로 세균의 진화 속도는 한층 더 빨라졌다. 은 인간이 자초한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