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권 외환차입 순조

LG카드 유동성 위기와 검찰의 대기업 비자금 수사 등 대외 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이 겹치고 있지만 국내 은행들의 외화차입은 비교적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런던지점은 최근 유럽시장에서 1억 달러 규모의 2년만기 중장기외화 차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다음 달 5일 현지에서 서명식을 갖는다. 영국계 로이즈은행이 주간사를 맡은 이번 차입에는 독일의 바예리쉐란데스방크와 코메르츠은행, 핀란드의 삼포뱅크 등 11곳의 유럽계 금융기관이 당초 목표로 했던 차입금 이상으로 대출을 해주겠다고 몰려들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내 본점이 아닌 해외 지점이, 그것도 거래은행을 통해 일대일로 자금을 빌리는 사모(私募) 방식이 아닌 공모(公募) 형태로 차입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은행권 전체로도 전례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도 신디케이트론(공개적인 대출참여기관 모집) 방식으로 2억달러의 중장기 외화차입에 성공, 28일 홍콩에서 서명식을 갖는다. 이번 차입에는 씨티뱅크와 스탠더드차터드은행, 스코토모미쓰이 등 5개 은행이 주간사로 참여했으며 조달금리는 ▲1년만기 리보(런던은행간금리)에 0.35%, ▲2년만기는 0.47%, ▲3년만기는 0.60%의 가산금리를 각각 더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김승환 하나은행 자금기획부 팀장은 “최근 카드채 문제와 기업 비자금 수사 등 우리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잇따르는 악조건 속에서도 저금리 차입에 성공한 것은 국제금융시장에서 하나은행을 비롯한 국내은행의 전망을 나쁘게 보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관계자도 “LG카드 사태 이후 국내은행의 외화채권 가산금리가 0.05%포인트 정도 올라갔지만 이는 통상적인 금리변화의 움직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며 “해외은행과의 단기자금 거래에도 아직 큰 문제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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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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