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LPG 가격은 리터에 336원. 휘발유가 리터에 1,260원을 넘는 것과 비교하면 약 4분의 1 가격에 불과하다는 점에 눈이 번쩍 띄었다. LPG가 휘발유보다 30% 정도 연료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도 한 달에 2,500킬로미터를 달리는 운전자라면 LPG 연료값은 12만원 정도 들어가지만 소형 승용차라도 휘발유 값이 26만원이나 들어간다. 매달 14만원씩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 돈으로 5년짜리 적금에 든다면 원금만 840만원. 여기에 금리가 연 8.5%라면 5년 동안 160만원의 이자가 붙으니 기름값 아껴서 1,000만원(840만원 + 160만원)을 모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이게 바로 차테크라는 거 아냐? 그래서 나도 새로 LPG차를 한 대 뽑을 생각이야』 한심한 선생은 앞 뒤 잴 것 없이 단숨에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하나 있다. 자동차 가격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나쳐 버린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1,550만원짜리 LPG 치량을 구입하는 대신에 650만원짜리 휘발유 차량을 구입했다고 치자. 그러면 900만원(1,550만원 - 650만원)이라는 종자돈이 생긴다. 이 돈을 종자돈으로 은행에 정기예금(연 8.5%) 했다면 5년 후에는 원금 900만원에 이자가 400만원 정도 붙어서 1,300만원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따지면 LPG 차량을 구입할 경우에 기름값에서 1,000만원 남고 차값에서 1,300만원 밑지는 셈이니 종합적으로는 300만원 마이너스가 된다. 앞으로 LPG 가스 값이라도 오르면 손실 폭은 더욱 커져서 5년 후에 중고차 값 몇 푼더 받는 것 가지고는 승산이 서지 않는다.
재테크 게임에서 이기려면 앞으로 남는 듯 하면서 뒤로 밑지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푼돈을 모아 처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종자돈을 어떻게 굴리느냐에 따라서 재테크 게임의 승패가 좌우된다. (02)734_2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