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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앨런비(44·호주)가 캐디를 현장에서 해고해 화제다. 올 초 강도를 만났다고 했다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던 바로 그 앨런비다.
앨런비는 2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의 글렌애비CC(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캐나다 오픈 1라운드에서 9오버파 81타를 쳐 최하위(공동 155위)로 마친 뒤 기권했다.
사연이 있었다. 13번홀(파5·558야드)에서였다. 7번 아이언으로 세 번째 샷을 치고 싶었던 앨런비는 그러나 캐디 믹 메들리모의 의견대로 8번을 잡았다. 공은 그린 앞 개울에 빠졌다. 10번홀에서 출발, 1언더파를 치고 있던 앨런비는 이 홀에서 트리플 보기로 3타를 까먹었다. 앨런비에 따르면 그는 캐디에게 “이런 일이 매주 벌어지고 있다. 당신은 계속 같은 실수를 하고 있고 이런 상황이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얘기했다. 이에 캐디는 자신을 때릴 것처럼 달려들었고 “당신과 다시는 호흡을 맞출 수 없다”며 그 자리에서 그를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앨런비의 얘기다.
전반 마지막인 18번홀에서 캐디와 헤어진 앨런비는 직접 골프백을 들고 1번홀로 이동했다. 후반 9홀 캐디는 갤러리 중에서 뽑았다. 킹스턴 지역에서 학교 교장으로 일하는 톰 프레이저라는 사람이 얼떨결에 PGA 투어 캐디로 데뷔했다. 앨런비는 1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4번홀부터 네 홀 연속 보기를 적었다.
PGA 투어 통산 4승의 앨런비는 지난 1월 하와이에서 강도를 만나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으로 뜻하지 않게 화제가 됐던 선수다. 강도에게 붙잡혀 있었다는 시간에 스트립 클럽에서 그를 봤다는 목격담이 나오면서 거짓말 논란이 일었다. 이후 앨런비의 도난된 신용카드를 소지한 남성이 잡히면서 논란은 잠잠해졌다.
한편 캐나다 오픈 첫날에는 에밀리아노 그릴로(아르헨티나)가 8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번 대회에 세계랭킹 10위 내 선수는 3명이 나왔는데 모두 4언더파로 출발했다. 제이슨 데이(호주), 버바 왓슨(미국), 짐 퓨릭(미국)이 그들이다. 데이는 10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에 넣는 샷 이글을 터뜨린 뒤 갤러리들과 하이파이브했다. 최근 끝난 디 오픈에서는 우승자에 1타 뒤진 공동 4위를 했다. 노승열(24·나이키골프)도 4언더파 공동 17위로 출발했다. 최경주(45·SK텔레콤)는 3언더파, 군 입대를 결정한 배상문(29)은 1오버파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