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의 먼지와 유해가스를 처리하는 환경설비를 만드는 KC코트렐은 지난 2005년까지만 해도 연 매출액이 668억원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3,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7년 전의 5배 수준이다. 인도ㆍ베트남ㆍ카자흐스탄 등에 진출하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발전설비와 제철설비를 생산하는 BHI는 경남 함안군 군북면 장지리에 본사가 있는 '시골기업'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9월 창업 10년여 만에 처음 실시한 신입사원 공채에는 15명을 뽑는 데 1,373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위의 이야기는 포스코가 다년간의 동반성장 노력 끝에 중견기업 육성에 성공한 두 곳의 사례다.
2011년 3월부터 거래 중소기업 30여곳을 선정해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기술적인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기술주치의 제도', 임원이 협력기업을 직접 방문해 컨설팅 지원을 진행하는 '포스코패밀리 동반성장지원단', 중소기업과 함께 공동으로 개선과제를 수행하고 그 성과물을 절반씩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등 경영 전 부문에 걸친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으로 이들 기업은 중견기업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2년 넘는 시간 동안 포스코의 '글로벌 중견기업 육성사업'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중견기업이야말로 우리 경제발전의 첨병이라는 것이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은 과감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높은 매출을 올리면서 더 많은 사업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철학 또한 대기업 못지않아 직원 교육에 대한 투자, 직원 복리후생에 대한 배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행 등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다. 우리 기업의 끊임없는 해외시장 점유 확대로 국격을 드높이고 청년들에게는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며 중소기업의 성장을 통해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중견기업 육성이다.
경제침체의 풍랑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유로존(유로화 사용17개국)을 리드하는 경제 강국 독일의 저력은 바로 '미텔슈탄트(Mittelshtant)'에 있다고 한다. 우리말로 '중간 규모의 기업'또는 '중견기업'이라 풀이되는 독일의 '미텔슈탄트'는 제조업 분야에서만 367만개, 독일 전체 기업의 99.6%를 차지할 정도다.
2011년 기준 산업계에서 중견기업의 비율이 0.04%에 불과한 우리나라가 중견기업 육성에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