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류업계 연말大戰] “독한 술은 싫어” 와인ㆍ꼬냑 불티

한국의 음주 문화가 바뀌고 있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최대 관심사로 삼는 `웰빙(Well-being)`형 소비가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비교적 순하고 부드러운 술인 와인, 전통주, 코냑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주 5일제의 확산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이들 주종이 위스키, 소주, 맥주 등의 전통적인 주류를 대신해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불경기를 맞아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소비 지출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웰빙`족이 뜨면서 덩달아 부상한 술은 단연 와인. 최근에는 이러한 세태를 반영하듯 서울 청담동, 삼청동에 와인 전문숍이 들어서고 있으며 와인 동호회에 참여하는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 또 와인 전문 스쿨에는 와인을 배우려고 찾아 드는 수강생들이 넘쳐 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이 와인의 소비와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이유로는 역시 `건강 관리`를 뽑을 수 있다. 독한 술과 폭탄주로 이어지는 국내 주류문화에 맞서 와인이 건강을 생각하는 술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또 적포도주가 심장병 예방에 좋다는 `프렌치 패러독스`가 와인 인구 확대에 한 몫 했다. `프렌치 패러독스`란 프랑스인들이 적포도주를 즐기기 때문에 미국인들보다 동물성 지방 섭취율이 2배나 높은데도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학계의 연구 보고를 말한다. 와인이 뜨면서 와인 바(Bar)를 열고자 하는 사람들도 크게 증가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닌 와인을 즐기는 동료, 친구들과 돈을 모아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98년 이전까지는 불모지에 가까웠던 한국의 와인 전문 바의 숫자는 2003년 현재 50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와인 못지 않게 국내 전통주도 건강 바람을 타고 선전하고 있다. 특히 백세주, 산사춘 등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체들이 꾸준히 성장한 덕에 전통주 시장 규모가 지난해 보다 20%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장세를 견인한 주인공은 단연 국순당의 백세주로 올 들어서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백세주는 저 알코올 음주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여성들 사이에서도 차츰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 88년에는 10여개에 불과하던 전통주 제조 브랜드들이 현재 15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와인을 증류해 만든 코냑도 음주 문화가 변함에 따라 소비층이 늘고 있다. 코냑을 소비하는 주 소비층은 30~50대 전문직 남성으로 그 깊은 향과 맛에 반해 마신다고 한다. 코냑은 또 프랑스 요리는 물론 전통적인 한식과도 잘 어울리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코냑 브랜드로는 레미 마르땡(Remy Martin), 헤네시(Hennessy), 까뮈(Camus), 마르텔(Martel) 등을 꼽을 수 있다. 코냑은 지난 5년간 시장 규모가 5배나 성장했다. 이 같이 시장이 커져 감에 따라 국내 진출해 있는 레미 마르땡, 헤네시 등 세계적인 코냑 업체들이 영업 판촉을 강화하며 색다르고 독특한 방식으로 코냑 마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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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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