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밀려드는 주문 맞추자" 반도체·LCD공장 등 100% 완전가동

[설연휴 잊은 생산현장] <br>연중 무휴로 공장 돌리는 석유화학·철강사도 일터 지켜<br>주문밀린 車부품사 연휴 반납… "특별 수송" 항공사도 비상근무

현대위아 창원공장 근로자들이 자동차 변속기 생산라인에서 제품을 조립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위아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 생산라인에서 설 연휴를 반납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설을 맞아 온 국민이 고향으로 향하고 있지만 반도체ㆍ석유화학ㆍ철강 등 산업현장 임직원들은 휴일도 잊은 채 뜨거운 구슬땀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외에서 밀려드는 주문을 제때에 소화해내야 하는데다 산업 특성상 단 1초도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없는 곳이 많아 환하게 공장 불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설 연휴 기간 동안 기흥 반도체라인 공장을 풀가동한다. 탕정 LCD 라인도 마찬가지. 회사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와 LCD는 공장 가동 중단시 그에 따른 손실이 크다"며 "설 연휴에 상관 없이 24시간 생산인력이 현장에서 근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문량도 예전보다 크게 늘어 인력을 더 충원해 가동해도 물량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발광다이오드(LED) 라인도 설 연휴와 무관하다. 삼성LED 기흥 공장은 100% 가동해도 주문량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LG전자의 구미 TV 라인도 설 연휴를 잊었다. 세트 조립 라인은 쉬지만 모듈 라인은 완전 가동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파주시 LCD 생산공장도 주문량이 많아 설 연휴 기간에 공장을 100% 돌린다. SK에너지ㆍSK종합화학ㆍSK루브리컨츠 등 정유ㆍ화학ㆍ윤활유 공장이 모여있는 SK 울산ㆍ인천공장과 물류를 담당하는 전국물류센터 직원 등 1,500여명은 교대로 출근해 근무한다. 24시간 동안 한순간도 멈춰서는 안 되는 업종 특성상 공장 운영과 제품 수송을 위해 연휴도 반납한 채 근무에 나서는 것. SK에너지 울산공장 제2 FCC 생산2팀의 윤원모 선임대리는 "국가 산업을 이끄는 심장부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역시 의미 있는 명절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도 연중 무휴로 고로를 가동해야 해 설 연휴가 따로 없다. 쇳물 생산에서부터 제품까지 모든 라인을 돌려야 하는 만큼 현장에서는 쉴 틈이 없다. 현대제철의 당진공장 역시 고로와 슬래브ㆍ열연으로 이어지는 생산라인의 임직원들은 연휴를 반납하고 일터를 지키고 있다. GM대우는 군산 디젤엔진 공장 등 일부 생산라인을 설 연휴에도 운영한다. 설 연휴를 반납하지 않고서는 올란도에 들어가는 내수ㆍ수출용 디젤 엔진 수요를 맞출 수가 없어서다. 특히 '유로 5' 디젤 엔진 신규 물량에 대한 수요가 많아 군산 디젤 엔진 공장 직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주말에도 특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부품ㆍ기계공장 생산라인도 쉬지 않고 돌아간다. 현대위아 차량부품공장은 신형 그랜저와 모닝 등 최근 현대ㆍ기아차가 출시한 신차들이 높은 인기를 끌면서 창원ㆍ광주ㆍ평택ㆍ안산에 위치한 변속기ㆍCVJㆍ엔진ㆍ모듈 등 모든 생산라인을 밤낮없이 힘차게 돌리고 있다. 현대위아 공작기계공장도 수주잔고가 5개월가량 밀려 있어 잠시도 공장을 세울 수 없다. 특히 최근 중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공급 요청이 잇따르자 공장 근로자들은 자체적으로 설 연휴를 반납하고 회사에서 땀을 흘리기로 뜻을 모았다. 조선사들도 인도를 앞둔 선박에 대한 마무리 작업을 위해 일부 임직원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계는 1일부터 6일까지를 설 연휴 특별수송기간으로 정하고 안전 운항과 원활한 승객 수송을 위해 국내외 모든 공항에서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긴 설 연휴로 동남아ㆍ일본ㆍ대양주 노선은 물론 제주 등 국내선 노선도 만석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며 "비상근무체제 등을 통해 승객 수송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60여척의 선박으로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화물을 수송하는 현대상선ㆍ한진해운 등 해운업계도 설 연휴는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선박에 승선한 해상직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외국 화주나 선박을 잡기 위해 외국과 접촉해야 하는 육상직원들도 설 연휴는 남의 나라 얘기다. 덩달아 컨테이너 선박이 입항하는 부산신항만터미널도 연휴와 상관없이 바쁠 수밖에 없다. 한국 수출품을 가득 싣는 작업과 수입하는 화물을 내리는 작업으로 부두 근로자들의 손길은 분주하기만 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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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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