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임기 후반 국정운영에 발목… 靑 문책성 인적쇄신 가능성

[새 서울시장 박원순] ■MB정부 앞날은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은 ‘이명박 정권 심판론’의 승리로 이어지며 이명박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유세 기간 중 박 당선자 측에서 부자감세ㆍ고물가ㆍ전세난ㆍ일자리난 등을 주요 이슈로 내세우며 이번 선거를 이명박 정권 자체에 중간평가로 몰고 간 만큼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박 당선자는 부담스러운 정치적 ‘몽니’가 된다. 특히 예상보다 큰 표차는 이 대통령에게 내년 총선ㆍ대선까지 부담스러운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는 물론 12월 예산국회에서도 야권의 파상공세가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올 하반기 들어 빠른 예산안 처리를 통해 내년 1월부터 바로 MB노믹스를 마무리지을 수 있는 정책집행에 나서려 하고 있지만 서울시장 선거 패배는 이러한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당선자의 서울시가 선거 이후 ‘3+1 무상복지(무상 의료∙급식∙보육+반값 등록금)’ 시리즈 등 보편적 복지확대를 전면에 내세우고 여당이 선거패배에 따른 충격으로 복지정책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갈 경우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의 선택적 복지정책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에서 청와대도 자유롭지 못하다.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후 이 대통령이 퇴임 뒤에 살 서울 내곡동 사저 매입을 놓고 의혹과 논란이 불거지며 선거에 악영향을 준 만큼 여당 내에서 청와대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김두우(54)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대통령 측근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아 측근비리 문제도 청와대로서는 곤혹스러운 부분이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론은 당장 청와대 인적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곡동 사저’ 등 청와대발 악재가 이 대통령 측근 참모들에 대한 질책으로 이어질 경우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선거 후유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청와대 책임론이 선거 이전부터 불거져나왔다. 지난 17일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측근비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이 원하는 만큼 이번 기회에 청와대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대통령실장이 비서실 관리를 잘못한 책임도 있고 대통령 보필을 잘못한 책임도 있는 것”이라고 임 실장을 직접 겨냥했다. 임 실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경우에는 일부 부처의 개각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후임 대통령실장 후보로는 이동관 언론특보, 백용호 정책실장,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거론되며 임 실장은 당으로 복귀한 후 내년 4월 총선 등에서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나타난 민심을 감안해 청와대와 거리두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치러야 하는 입장에서 ‘이명박 정권 심판론’으로 나타난 민심을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당청 관계의 악화는 후반기 이 대통령의 국정장악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미 정상회담 등으로 그나마 다잡았던 국정장악력이 한 달 만에 다시 흐트러지며 본격적인 레임덕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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