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ITU 전권회의 성과 지속해야

이도규 미래부 ITU 전권회의준비기획단 기획총괄과장


이도규 사진


'트리플 크라운'은 1930년 경마 경기에서 유래한 스포츠 용어다. 흔히 세 가지 부문에서 동시에 1위를 석권했을 때 쓴다.


지난 10월20일부터 3주간 개최한 '2014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의 성과도 트리플 크라운이라 볼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는 이번 전권회의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강국으로서 국제적 입지를 재확인했다. 한국은 ICT 강국답게 종이가 필요없는 회의 환경과 실시간 웹 캐스팅 등 최첨단 디지털 회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회의 기간 동안 네트워크 장애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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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성과는 글로벌 ICT 분야 정책·외교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점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전권회의를 통해 ITU 가입 62년 만에 최초로 고위선출직인 표준화총국장을 배출했다. 또 압도적인 지지 속에 7연속 ITU 이사국에 피선됐다. 사물인터넷(IoT), ICT 융합 등 한국 주도 의제도 전권회의 결의로 채택됐다. 민원기 의장은 전권회의에 이어 한국인 최초로 2015년 ITU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경제적인 성과도 빼어났다. 전권회의 특별행사로 국내 유망 중소·벤처기업 해외진출 촉진을 위해 개최한 '월드 IT쇼'와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를 통해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3억달러의 수출 상담실적을 거뒀다. 현장에서만 3,000만달러의 수출 계약도 성사됐다. 이 밖에 ITU 전권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25개 국가와 장차관급 면담, 10여건의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성공시키는 등 해외 시장진출에 대한 세부적인 세일즈 외교를 진행했다.

이 같은 '트리플 크라운'뿐 아니라 이번 ITU 전권회의가 국민과 참가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진행된 점도 높이 살 만했다. 외국인 참가자 3,000여명 등 총 28만명이 참석한 대규모 회의가 무사고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개회 전 우려를 낳았던 에볼라 이슈도 무탈하게 지나갔다.

이번 전권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는 글로벌 ICT 정책을 이끌어나가고 해외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튼튼한 발판을 만들었다. 다만 이제 이 기반을 실질적인 협력사업을 만들어가고 구체화하는 과제가 남았다. 한국은 앞으로 국제 사회와 협력할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후속 성과를 계속 낳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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