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단독] 오세훈 지인 "강혜경, 吳 폭로 전 천만원 빌려달라 해"

"사건 발단은 명태균·강혜경·김영선 간 금전 싸움"

강씨 "3300만원 중 일부 명 생활비"…"대납 아니란 것"

"吳 철학에 공감해 도움될까 했던 일…오해 안타까워"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1.21/뉴스1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1.21/뉴스1




강혜경씨가 오세훈 서울시장 지인 사업가 김모씨에게 보낸 문자. 김모씨 제공.강혜경씨가 오세훈 서울시장 지인 사업가 김모씨에게 보낸 문자. 김모씨 제공.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 씨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관된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을 제기하기 전 오 시장의 지인인 사업가 김모 씨에 금전대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의 지인 김 씨는 25일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지난달 28일 강 씨로부터 갑자기 1000만원을 빌려달라 문자가 왔었다. 강 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돈도 없고 오해를 살 수 있어서 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를 거절하자 강 씨가 나와 오 시장과 관련된 폭로를 이어간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씨가 지난달 21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명태균 게이트’ 증인으로 출석한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다.

당시 문자를 보면 강 씨는 ‘내년 2월 25일에 상환할 수 있다. 저한테 천만원만 융통 좀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씨는 “한창 국감에 출석해 증언하던 강 씨가 돈을 빌려달라고 연락온 게 협박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강씨 측은 해당 문자에 대한 입장을 묻자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앞선 국감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명 씨와 거래했던 25명의 정치인 중에 광역단체장도 포함됐냐"고 묻자 강 씨는 "있다. (명 씨가) 오세훈 시장 일을 한 것은 맞다"고 답했다. 오 시장이 명 씨와 여론조사 거래를 해왔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강 씨는 최근 검찰조사에서 오 시장에 대한 여론조사 대가로 김 씨로부터 5차례에 걸쳐 33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 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낸 것도 “명 씨가 오 후보를 위해 여론조사를 한다고 하자 개인적으로 한 것으로 ‘대납’이 아니다”라며 “오 시장의 오랜 팬으로 오 후보 캠프와 무관하게 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김 씨가 3300만원을 강씨 계좌로 입금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김 회장이 대납한 거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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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 씨는 강 씨를 대리하는 노영희 변호사가 앞서 “김 씨 입금 내역이 1억원 가량인 걸로 보인다”고 한 데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비용을 강 씨 개인 계좌로 입금한 것을 두고는 “미래한국연구소의 회계책임자인 강 씨 명의 계좌로 돈을 보내라길래 그랬던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6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에서 검찰의 8번째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6/뉴스1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6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에서 검찰의 8번째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6/뉴스1


김 씨는 자신의 입금이 여론조사 비용 대납이 아니라는 건 강 씨의 언론 인터뷰에도 드러났다고 했다. 강 씨는 뉴스타파에 "오세훈 여론조사 비용이 100% 들어온 것은 아니고 일부만 받았다. 김 회장이 보낸 3300만 원은 명태균 가족의 생활비나 미래한국연구소 운영자금으로 쓰였다"고 했는데 생활비 등으로 쓰인 게 어떻게 대납이냐는 것이다.

김 씨는 “오 시장의 정치 철학에 공감해 도움이 될까 싶어 했던 일들이 누가 되고 오해를 사 안타깝다”며 “오 시장 취임 2년이 지났지만 내가 서울시에서 자리 하나 받은 게 없다는 건 나나 오 시장이 오히려 깨끗하고 떳떳한 것 아니냐”고도 했다.

그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문제는 명 씨와 강 씨, 김 전 의원 등 그들끼리의 금전 싸움에서 시작됐다고 본다”며 야권은 이를 알면서도 정치적 목적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명태균 씨에게 백화점 옷을 사주게 된 일화도 전했다. 김 씨는 “2021년경 김영선 전 의원을 처음 봤는데 4선이라기엔 너무 초라해보였다. 명 씨가 옆에서 ‘옷이라도 사주라’고 부추겨 영등포 백화점에 갔다”고 했다. 백화점에서 점원이 계속 옷을 권했고 김 전 의원과 명 씨가 이를 바로 받아 200만원 가량 지출했다는 게 김 씨 설명이다. 서울경제는 관련해 김 전 의원과 명 씨 변호인에게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왼쪽)과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왼쪽)과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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