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경 포커스] 연기금 주식투자, 매입여력은 미지수

[서경 포커스] 연기금 주식투자, 매입여력은 미지수 주식시장이 힘겨울 때마다 정부가 약방의 감초처럼 내세우고 있는 연기금의 주식투자는 얼마만한 약효를 발휘할까. 재정경제부가 앞으로 3년동안 25조원의 연기금을 동원해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발효한 후 주가는 연이틀 오름세를 보이고는 있다. 그러나 연기금들은 "깨지면 책임을 져야하고 이미 많은 돈이 다른 금융기관에 묶여 있어 투자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볼멘소리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우체국보험 등 4대 연기금이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규모는 총8조원. 전체 운용자산의 11%다. 정부는 이를 2~3년안에 20%로 확대해 25조원 가량으로 끌어올려 현재 시가총액 3.4% 수준에 머물러 있는 연기금의 비중을 10% 가량으로 늘릴 방침이다. 정부가 밝힌대로 주식투자 규모가 25조원대로 확대된다면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증시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고 2003년까지 서서히 확대해 나가기로 결정함에 따라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대체적인 시각이다. 연기금들이 정작 주식투자에 얼마나 자금을 늘릴 수 있는 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현재 4대 주요 연기금의 총자산 규모는 75조원. 기타 소규모 연기금까지 합쳐 60여개 연기금의 총자산은 모두 38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말 현재 실제로 직간접으로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자금규모는 3조4,000억원정도다. 재경부가 밝힌 4조6,000억원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우체국보험의 주식투자도 지난해말 현재 8,000억원에 그쳐 발표한 2조원의 절반도 안되는 규모다. 게다가 아직 올해 투자 규모조차 정하지 않은 상태라 실제로 증시에 유입될 자금이 어느 정도인지 미지수다. 또 사학연금이 올해 추가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약 2,000억원에 불과했다. 공무원연금은 6조4,000억원에 달했던 금융자산규모가 작년말 1조7,000억원으로 줄어들어 현재로선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주식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을 운영하고 있는 관계자는 "정부의 증시부양 정책에는 동의하지만 연기금의 성격상 무작정 정부의 의도대로 주식투자를 확대해 나갈 수 없다"며 "증시 상황에 따라 자금의 추가 투입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금의 성격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주식투자에 선뜻 뛰어들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투자에 실패했을 때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가입자의 노후보장이 위협받는 만큼 연기금 제도의 기본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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