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로존 재정위기에 美 지표 부진 악재… 외국인 10거래일째 "팔자"


외국인들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연일 주식을 내다 팔면서 이들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이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회수 필요성이 높아진 유럽계 자금이 중심이 돼 그동안 많이 오른 종목들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일 뿐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 완전히 등을 돌린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5일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4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1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는 3조6,939억원에 달한다. 외국인들의 10 거래일 연속 순매도는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터졌던 지난 2009년 2월(10일~3월 4일ㆍ17거래일) 이후 2년 3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외국인 매도세의 가장 큰 요인은 그리스 등을 중심으로 한 유로존 재정 위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 위기가 다시 부각되며 유동성 회수 필요성이 시급해진 유럽계가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것.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 총괄이사는 “지금 외국인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우려 요인은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발(發) 불확실성”이라며 “유럽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한국 시장 매도에 나섰던 유럽계 자금이 셀코리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시작된 지난 12일 이후 외국계 증권사 중 국내 증시에서의 거래량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유럽계인 크레디트스위스(CS)로 전체 외국인 거래량 중 21.88%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종료와 미국 경기 지표 부진, 하반기 중국 경기 하강 우려 등도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가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올 들어 급격하게 오른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2일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들의 순매도 업종 1ㆍ2위는 각각 화학 업종(1조6,419억원)과 자동차주가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1조2,866억원)으로 전체 유가증권시장 매도량의 79.27%에 육박한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는 한국 주식 시장 자체에 대한 이탈이라기보다는 그동안 화학ㆍ운수장비 등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았던 업종에 대한 조정 차원”이라며 “올 들어 화학, 자동차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글로벌 평균 수준을 웃돌면서 차익 실현 욕구가 많았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유동성 회수가 급한 유럽계 자금이 그리스 사태를 빌미로 그동안 많이 올랐던 종목들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석을 근거로 그리스 사태의 진정 이후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의 매도 이유가 ‘차익 실현’이라고 한다면 이는 어느 정도 매물이 소화된 뒤 다시 매수를 재개한다는 의미”라며 “유럽 사태가 진정되면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근거로 한 외국인들의 자금이 다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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