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우크라이나 '피의 목요일'…사망자 최대 100명 이상

경찰 총기 사용 허가로 내전 비화 우려도

우크라이나에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들간 휴전 합의가 이뤄진 지 하루만인 20일(현지시간)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최대 100명 이상이 숨지는 최악의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 1991년 옛 소련에서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이후 최대 참사다.

미국 CNN 방송은 이날 키예프 시내 야권 시위대 의료진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하루 동안만 시위 참가자 100명이 숨지고 500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최고라다(의회) 인권 담당 특사 발레리야 루트콥스카야도 이날 키예프 시내에서“하루에만 키예프에서 약 50명이 숨졌다는 정보가 있으며 실제 희생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이날 하루 동안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양측 모두에서 4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과격 시위대와 경찰 간 유혈충돌로 키예프 시내 거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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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유혈사태에 서방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보안군이 자국 국민을 겨냥해 자동 화기를 발사한 데 격분한다”면서 “야누코비치 대통령에게 보안군을 키예프 시내에서 즉각 철수시키고, 평화로운 시위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제재를 결의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제재는 비자 발급 중단과 EU내 계좌 동결 등을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야권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들에게 총기 사용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우크라이나 우니안(UNIAN) 통신 등에 따르면 비탈리 자하르첸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이날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경찰들에게 전투무기를 지급하고 이를 경찰법에 따라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과격 시위대가 총기로 무장한 가운데 경찰까지 공식적으로 무기 사용을 허가받음으로써 양측 간의 무력 충돌이 내전으로 번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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