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내년 상반기 중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영국 런던과 일본 도쿄 등 해외 동시 직상장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내년 상반기 중 국내외 동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주간사 선정을 위해 대우증권ㆍ골드만삭스증권 등 3~4개 증권사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의 이 같은 방침은 신규 백화점 건설 등 유통망 확대 및 신세계와 경쟁 격화 등을 앞두고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최근 명품관 에비뉴엘을 개점하면서 상당한 자금을 소모했고 중국ㆍ러시아 등 해외 진출을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외 상장 지역은 도쿄와 런던이 유력하다. 일본은 그룹의 사업 모태 지역인 데다 일본롯데 등 관련 사업이 많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영국 역시 대표적인 선진 금융시장으로 중국ㆍ러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 때 대외 신인도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반면 미국 뉴욕의 경우 샤베인-옥슬리법 등으로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어 롯데그룹이 상장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뒤 롯데쇼핑의 시가총액은 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의 순자산이 약 3조원에 이르고 동종업계 신세계의 시가총액이 7조5,000억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기업가치는 신세계보다 비교 우위에 있어 적어도 8조원으로 평가된다”며 최대주주인 롯데제과(지분 12.37%)에 대해 ‘적극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룹 오너인 신격호 회장이 상장의 최대 변수다. 신 회장은 그동안 “재무구조가 건실해 자금 조달이 시급하지 않다”며 각종 경영간섭 및 관련 규제를 받아야 하는 IPO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실제 44개 롯데 계열사 중 상장사는 롯데제과ㆍ롯데칠성ㆍ롯데삼강ㆍ롯데미도파 등 6개이며 호남석유화학ㆍKP케미칼 등 2곳은 기존의 상장사를 인수한 것이다.
롯데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실무진에서는 이미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검토를 마쳤고 그 어느 때보다 상장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신 회장이 최종결정을 내리지 않아 실제 상장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