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자산운용이 보유주식의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밝힌 것은 외국계 기관 투자가의 입김이 더욱 거세질 것임을 예고한 신호탄이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기관의 의결권 행사가 펀드 투자자의 이익 증가와 기업들의 주주이익 우선 정책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가 더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18조원이 넘는 펀드를 운용하는 대한투자신탁운용이 외국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고,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속속 국내에 입성하는 등 시장판도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해 외국인 주주와 연계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총의 거수기로 전락했던 국내 기관 투자가의 변화가 예상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증권거래소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주총에서 기관투자가가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는 530건으로 지난해 397건에 비해 33%가 증가했지만, 주총 안건에 대한 찬성비율은 94.8%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대의견 비율은 1.4%에 그쳤고, 국내 운용사들은 SK주총의 사외이사에 대한 반대가 많았다. 반면 도이치투자신탁운용은 삼성전자의 이사 선임 문제에 반대의견을 냈다.
한 대형투신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주총 안건에 반대하면 껄끄러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쉐도우보우팅(찬반비율대로 의결권 행사)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주제안 등 적극적인 의사개진보다는 주어진 사안에 대해 나름대로 판단하고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낮은 지분율로 경영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