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으로 합격점 완전처리는 최소 10여년 걸릴듯6ㆍ13지방선거가 선거사상 처음으로 기계에 의해 표를 분류하고 개표상황도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등 '전자투표의 걸음마'를 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거ㆍ정치문화의 미숙과 컴퓨터에 대한 신뢰성 부족 등으로 완전한 전자투표 도입까지는 갈 길이 먼 상태다.
이에 따라 전자투표 도입을 위한 국민적 공론화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자동개표기ㆍ인터넷 중계 등 선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6ㆍ13지방선거를 위해 전국 지방선거 장소 241곳에 모두 650대의 투표지 자동분리기를 설치했다.
이 장치는 기표 용지를 기계 안의 스캐너를 통해 분석해 기호대로 분류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비록 광역ㆍ기초자치단체장에만 국한돼 도입했지만 그야말로 우리나라 선거사상 처음으로 표 분류를 '손'대신 '기계'가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대당 800여만원, 모두 65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서울시내 한 구청 선관위 관계자는 "시험투표 결과 선에 닿은 기표 등 미분류된 것만 수작업을 하면 돼 기존 선거개표인력이 75%가량 절감된다"고 말했다.
◇전자투표 도입은 언제쯤
투표부터 개표까지 컴퓨터에서 일괄 처리돼 개표가 끝나자 마자 당선자가 확정되는 '전자투표'는 언제쯤 가능할까.
행정자치부의 경우 지난해 내부적으로 대우정보시스템으로부터 5대의 선거용 터지스크린식 단말기를 구매, 전자투표 시대를 서서히 준비하고 있다.
물론 최근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당내 경선에서 잇달아 도입하는 등 전자투표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이미 '합격 점'을 받았다는 게 업계측의 반응이다.
하지만 아직도 전자투표로 대통령을 뽑기까지는 개표결과 신뢰성, 컴퓨터 이용연령 그리고 예산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최소한 10여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앙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전자투표 도입에는 컴퓨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성과 고령 투표권자들의 문제 그리고 1조원 대에 가까운 예산 등이 걸림돌"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국가 선거에 완전 전자투표가 도입되는 데는 최소한 10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