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은 '어업인의 날'이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어업과 수산업 관련 분야 종사자에게는 더없이 각별한 날이 아닐 수 없다. 되돌아보면 어업인의 날은 지난해 39년 만에 부활하기까지 참으로 곡절이 많았다.
1일 부산서 재지정 이후 첫 행사 열려
우리 어업인을 위한 기념일은 1969년 '어민의 날(4월1일)'이 제정되면서 처음 만들어졌다가 1973년 '권농의 날(11월11일)'로 통합되면서 없어졌다. 이후 1996년에는 권농의 날이 '농어업인의 날'로 변경됐고 1997년 옛 해양수산부가 출범하면서부터는 '바다의 날(5월31일)'에 어업인이 참여하는 형태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왔다.
2011년에 와서야 수산업법 개정으로 매년 4월1일이 어업인의 날로 다시 지정되면서 1973년 이후 39년 만에 독자적인 국가기념일로 부활하게 됐다. 애석하게도 지난해 부활 후 처음 열린 기념행사도 총선을 앞두고 있어 공직선거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정부 주도로만 조촐하게 치러졌다.
수산업에 종사하는 필자로서는 어업인을 위한, 단 하루의 국가기념일이 '어업은 사양산업'이라는 낙인을 받으며 이렇게 상처 받고 홀대 받아왔다는 생각을 하니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 그지없다.
그런 점에서 4월1일 국내 대표 해양ㆍ수산 중심도시 부산에서 어업인의 날 재지정 후 기념식다운 공식행사를 개최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신 해수부 시대를 맞아 처음 열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어업인의 날이 국가 기념일로 부활한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다국 간 잇따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과 수산자원 고갈, 고유가와 고령화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수산업ㆍ어촌ㆍ어업인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도 제고와 함께 어업ㆍ수산업 분야 종사자의 노고를 치하하고 이들의 위상확립ㆍ권익향상ㆍ자긍심 고취를 통해 글로벌 수산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기 위함이다.
우리 수산업은 숱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재 수산물 생산량 세계 12위, 수산물 수출액 세계 13위 등 세계 수산업계 상위그룹에 진입해 있다. 수산업에 종사하는 우리 어업인들은 거친 바다를 생활터전으로 삼아 목숨을 담보하고 국민들에게 풍부한 수산물 단백질을 공급하는 식량안보산업의 역군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4월1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이번 기념행사는 정부ㆍ지방자치단체ㆍ어업ㆍ수산업 관련단체들이 한데 어울려 우리 어업인들에게 보람과 행복과 희망을 심어주는 신명나는 축제의 장으로 치러질 것이다.
우리 어업인과 그 가족, 그리고 모든 어업ㆍ수산업 종사자들은 이날 하루만이라도 종묘 방류, 연안환경 정화활동, 풍어기원제, 특산수산물 시식회, 연구 발표회, 수산물 홍보, 체육대회,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모처럼 일상의 시름을 접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이제 신 해수부 시대에 접어들면서 과거 우리 수산업계의 아픈 상처가 치유되고 더 이상 수산 분야가 뒷전으로 밀리는 정책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새 정부 들어 부활하는 해수부는 21세기 신 해양시대에 우리나라가 해양수산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수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시키는 한편 해양산업과 수산업이 서로 융합ㆍ상생함으로써 국부 창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미래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정책과 행정을 펼쳐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수산업 역량 키우고 알리는 계기되길
시장 개방, 세계적 수산물 수요증대, 국제 해양질서 재편 등에 따라 수산물 식량안보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어업인들은 국민에게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하겠다는 책임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이번 기념일에 모두 참석해 단합과 결속력을 다질 것이다. 이번 어업인의 날 기념행사가 우리 수산업의 위상과 역량을 국민들에게 알리며 열악하고 침체돼 있는 우리 수산업을 발전시키고 육성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