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조직인 알-카에다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들이 늘어나면서 미 정부가 7일 `코드 오렌지`를 발령하는 등 테러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코드 오렌지는 비상경계 태세 5단계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고도의 위험`이 있을 때 발령된다. 미 정부의 이번 코드 오렌지 발령으로 뉴욕 증시는 4주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국제 유가 역시 배럴 당 35달러 선을 돌파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과 상품시장 역시 동요하는 양상을 보였다.
◇테러 위협 가시화=존 애슈크로프트 미 법무장관과 톰 리지 국토안보장관,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7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테러 위협 수준을 5단계 중 두 번째 높은 코드 오렌지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코드 오렌지는 지난해 9.11 테러 사태 1주기를 하루 앞두고 발동된 바 있는데, 이후 미국은 세 번째 단계인 코드 옐로 상태를 유지해왔다.
이번 발표는 세계 곳곳에서 테러의 징후들이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발동된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미 중앙정보부(CIA)는 최근 지난 9.11 테러를 주도했던 알-카에다가 미국에 대한 화학 및 생물무기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달 5일 테러 용의자 7명을 체포했으며, 이들이 은신하던 곳에서 유독 화학물질인 리신의 흔적을 발견했다. 또 프랑스에서는 청산칼리 합성물질, 스페인에서는 다른 화학물질을 가진 테러범들이 체포돼 화학 테러에 대한 경계태세가 고조돼왔다.이와 관련 LA 타임스는 8일 알-카에다가 수년에 걸친 실험 끝에 `더러운 폭탄(dirty bombs)`을 제조할 능력을 갖췄으며, 치명적인 화학무기와 함께 핵 공격에 착수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제 금융 및 상품시장 출렁=코드 오렌지가 발동된 7일 국제 금융시장과 상품시장은
동요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날 뉴욕 증시는 고용 지표들이 예상 밖으로 개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세로 출발했지만 코드 오렌지 발령이 알려지면서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 4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 인도분 역시 이라크전에 대한 우려가 겹쳐지면서 배럴 당 35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날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오름세를 보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폭이 줄어 들었으며, 금값 역시 하락세를 보이는 와중에서도 낙폭이 좁혀지는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아진 테러가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경우 국제 금융 및 상품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