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R&D 대표적 성과 통증치료제 '정작 신약개발은 외국社와…' '1호 국가 과학자' 신희섭 박사의 고뇌글락소스미스클라인등 다국적 제약사만'멀티 버스터' 확신 잇따라 공동연구 제안국내업체는 여력 부족…하고싶어도 못해 이재철기자 humming@sed.co.kr 관련기사 정부 과감한 지원없인 국내社 생사기로 "함께 손을 잡고 싶어도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투자능력과 기술력을 갖춘 국내 제약사는 사실상 없는 상태입니다." '대한민국 1호 국가과학자'로 유명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신희섭(57ㆍ사진) 박사는 지금 심각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세계적 연구 성과로 평가받고 있는 그의 뇌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한 통증치료제 개발이 가시화되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머크(MSD) 등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이 잇따라 공동연구를 제안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KIST에 따르면 현재 신 박사의 연구성과를 토대로 개발이 진행 중인 통증치료제는 통증이 수반되는 모든 질환에 적용될 수 있는 획기적 신약이다. 단일 품목으로 매출 10억달러 이상을 달성하는 이른바 '블록버스터 신약'을 뛰어넘어 '멀티(Multi)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적 과학저널인 '의화학저널(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은 5월31일자 인터넷판에 통증치료제 분야에 대한 4편의 논문을 특별 게제하고 미래 통증치료제 분야가 막대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신 박사의 연구성과를 둘러싼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쟁을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볼 뿐이다. 신 박사는 국가적 지원을 받아 연구성과를 얻은 만큼 국내 제약사와 손잡고 신약개발을 하고 싶지만 열악한 국내 제약산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그의 소망은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황금알'이 보이는 시장임에도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개발 투자에 뒤따르는 리스크를 감당할 여력이 없어 신 박사에게 선뜻 공동연구를 제안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KIST의 한 책임연구원은 "현재 중추신경계(CNS) 쪽에 일부 경험이 있는 국내 SK제약이 유일하게 관심을 표명하고 있지만 GSK와 같은 다국적 제약사들처럼 10~20년 동안 수익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지는 사실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부 등에 확인한 결과 신 박사 연구 사례뿐 아니라 다른 신약개발과 연관된 정부 연구개발(R&D) 사업도 거의 외국계 제약사와 공동연구로 추진될 전망이다. 국민의 세금을 쏟아 부어 이룬 연구성과가 국내 제약산업의 현실장벽에 막혀 줄줄이 외국계 제약사들 손으로 흘러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재주는 곰(한국 정부 및 연구기관)이 부리고 돈은 주인(다국적 제약사)이 챙긴다"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5/31 1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