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강자는 운도 좋아

제11보 (193~212)


흑93은 분명히 기분좋은 선수끝내기였다. 백94의 응수는 절대. 그런데 백94가 놓이고 보니 좌변에서 우변까지 뻗어나온 흑대마가 아직 미생이라는 사실이 눈에 보인다. 야마시타는 튼튼하게 흑95로 이었는데 이 수가 최종적인 패착의 누명을 쓰게 된다. 박영훈의 해설을 들어보자. “흑이 고지식하게 후수를 잡아서는 이기지 못하는 바둑이에요. 흑승 수순이 남아있었는데 야마시타가 초읽기에 몰려서 못 본 모양이에요” 참고도1의 흑1이 묘수였다. 이 수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 야마시타의 불운이었다. 백6까지의 응수는 필연인데 이 수순을 거치면 중앙의 흑대마는 자체로 살게 된다. 유유히 흑7에 선착하게 되며 이것으로 흑의 반집 승리였던 것이다. 실전은 백96, 98로 우하귀의 임자가 바뀌게 되었고 여기서 백의 불계승이 확정됐다. “허어, 흑집이 10집은 나야 할 자리에서 백이 5집을 지었네”(윤기현) 야마시타의 흑109는 최후의 무시무시한 노림수였으나 수읽기에 뛰어난 이세돌은 걸려들지 않았다. 만약 참고도2의 백1로 받았다간 흑2의 먹여침이 천하묘수가 되어 중원의 백 전체가 잡혀 버린다. “바둑 한 판 이기기 정말 힘들구먼”(윤기현) “이기긴 했지만 세돌이가 보는 사람들을 너무 불안에 떨게 하네요”(최규병) “강자는 운도 좋아. 결국 이기고야 만다니까”(서봉수) 212수 끝에 백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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