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9월 13일] 생활고에 찌든 심신 추스르는 추석 되길

이번 추석은 여유 없는 명절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올 추석은 일요일이라 평소 주말과 다름이 없다. 그렇지 않아도 불경기로 마음이 스산한 판에 짧은 휴일로 귀성의 발걸음이 더 바빠질 것 같다. 이 때문인지 추석이 와도 반갑지 않다는 푸념만 들린다. 이런 때일수록 모처럼 귀성해 삶에 지친 심신을 고향의 푸근함으로 달래며 내일의 도약을 위한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정부나 국민 모두 이번 추석을 새 출발의 전기로 삼는다는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지난 7개월간 우리는 정말 어수선하고 불안하게 보냈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야기된 국론분열은 괴담(怪談)이 설치는 불신의 사회를 만들었다. LA갈비 등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서 잘 팔리는 상황에서 그동안 우리가 과연 무엇을 했는가를 이번 기회에 반성할 필요가 있다. 추석은 흩어졌던 가족이 모처럼 만나는 중요한 정보교환의 자리다. 가족의 끈끈한 정뿐 아니라 서로 가진 정보와 생각을 확인하는 것은 튼튼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데 중요한 활력소가 된다. 경제침체 등 나라 사정이 어려울 때일수록 괴담 등 루머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된다. 민족이 대이동하는 추석은 각종 괴담 등이 난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정부나 국민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경제가 침체됨에 따라 우리 주위에 불우한 이웃이 늘어나고 있다. 신빙성 없는 루머일수록 이런 틈새를 파고 든다. 어려움 속에 맞는 추석이지만 그럴수록 불우이웃을 배려하는 것이 우리 민족의 더불어 사는 따뜻한 지혜였다. 환율ㆍ금리 상승에 물가까지 오르는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밝지만은 않다. 당분간 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국론이 분열되고 이익단체가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정부의 힘만으로 이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할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아무리 어려운 때 맞는 쫓기는 추석이라지만 정부와 국민이 뜻을 모은다면 올 추석도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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