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올해는 국내 대형 인수합병(M&A)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9일 한화그룹 측은 "올해 대형 기업들이 M&A 시장에 나올 예정이지만 현재 거론되는 어떤 회사에도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와 채권단이 하이닉스ㆍ대우건설ㆍ대우인터내셔널ㆍ동부메탈 등 대형사들의 매각작업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과거부터 성공적인 M&A로 그룹의 위상을 높여온 한화그룹이 올해의 '큰 장'에서 빠지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매각 대상 기업의 매각주체 또는 주간사로부터 안내문을 받고 비밀유지를 약속하는 것은 관련 실무팀이 늘 진행하는 업무"라면서 "이런 업무를 인수전 참여로 해석하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시장의 소문에 대해서는 "결단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화그룹은 현재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양해각서(MOU)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법원 조정 절차를 밟는 등 올 초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실패한 후유증이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올 상반기에 강도 높은 혁신경영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하반기 들어서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입장이라 대형 매물 인수를 시도할 처지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룹 관계자는 "M&A를 아예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현재 거론되는 대형 매물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이라면서 "경쟁력을 높이거나 신사업 진출에 도움이 되는 국내외 M&A 물건은 계속해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