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M&A시장도 꽁꽁

유럽 위기의 장기화로 증시가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국내 인수합병(M&A)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기업이 유동자금 마련을 위해 시장에 계열사 등을 내놓고는 있지만 대외불확실성 증폭으로 자금력 있는 대기업들이 선뜻 인수에 나서지 않아 실제 거래성사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M&A 건수는 401건, 금액으로는 275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 해 상반기 473건과 321억달러와 비교하면 각각 15%, 14% 줄어든 것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주요 M&A가 지난 해 대부분 마무리 된 것도 주요 이유지만 최근 들어서는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M&A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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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하이마트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신세계 이마트와 SK네트웍스는 대외 불확실성을 이유로 도중에 포기했다. 자금력이 풍부한 롯데의 경우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동시에 참여했지만, 하이마트 인수 후 추가 인수에 따른 부담으로 코웨이 인수전에서 중도 하차했다.

지난 31일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돌입한 한국항공우주(KAI) 역시 자금력있는 인수 후보기업들이 대부분 인수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황이 좋지 않은 건설사 매물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쌍용건설은 올해만 3차례 유찰돼 4번째 매각작업을 진행중이다. 벽산건설과 남광토건 등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곳 조차 나타나지 않아 일정이 연기됐다.

인수할 기업들이 실종되면서 M&A 시장은 대부분 재무적투자자(FI)인 사모펀드 위주로 굴러가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GS리테일 등이 도전했지만, 가격차로 포기하면서 KTB 사모펀드가 인수하게 됐다. 일부에서는 사모펀드 위주로 흘러가는 M&A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회사가치를 높여 3~5년내 기업을 되팔 궁리만 하다 보니 배당에만 관심을 보이고 장기성장을 위한 투자에는 인색하기 마련”이라며 “단기적으로 기업가치는 올라갈 지 모르지만, R&D투자 등이 위축되면 장기적으로 이익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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