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극대화위해 중견기업위주 대상 물색최근 금감위에서 사모 M&A펀드의 운용주체에 창투사나 신기술사업자, 벤처부티크 등을 포함키로 하고 재경부등과 협의에 들어간 것이 알려지면서 벤처캐피털들의 사모M&A 추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들은 특히 M&A 전용펀드가 최근 벤처투자의 수익성 악화를 대체할 수 있는 '불황 탈출구'로 인식하고 펀드 조성, 전담팀 구성등 물밑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 벤처캐피털들이 사모M&A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펀드가 벤처투자에 대한 자금회수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즉 지금처럼 거래소나 코스닥등 증시가 침체에 빠져 있어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상태에서 M&A펀드가 투자금 회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M&A가 활성화되면 대형 투자마켓이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올들어 벤처캐피털들의 투자가 올초의 예상보다 상당히 줄어든 것아 사실. 실제로 상당수 창투사나 구조조정 전문회사(CRC) 등이 조합을 결성하지 못하고 펀드를 결성하더라도 투자를 미루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산은캐피탈의 이호준 기획팀장은 "그동안 벤처캐피털들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은 공개시장(IPO)로 가는 것 밖에 없었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M&A펀드가 설립되면 벤처투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영방법에 따라 이전 보다 훨씬 높은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벤처캐피털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현재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배율은 대부분 5~7배수 내외. 하지만 증시상황이 악화되면서 투자 배수 이하의 펀딩을 받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고 상장이나 등록이 된다 하더라도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벤처캐피털들에게는 지상의 과제인 셈이다.
따라서 M&A 펀드를 추진중인 업체들이 대부분 상장사나 코스닥 기업 또는 기업규모가 큰 중견기업들을 M&A함으로써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KTB네트워크의 권오훈 M&A팀장이 "비상장사의 경우 회계의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고 수익성도 떨어지는 사실"이라며 "따라서 펀드의 대상은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장사나 코스닥 등록기업간의 M&A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M&A펀드를 추진하는 중 일부가 투자은행(Investment Bank)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최근 정부에서 구조조정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에서 보듯이 M&A펀드가 결국은 투자은행 제도 도입이라는 수순을 밟기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KTB네트워크나 산은캐피탈등 일부 대형 벤처캐피털에서는 이를 위한 사전 연구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한 컨설팅업체도 미국업체와 손잡고 자본금 수억 달러 규모의 투자은행의 설립을 추진중이다.
난립상태에 있는 CRC나 CRV업계의 구조조정도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부실화된 기업에 대한 투자로 리스크를 안고 가기 보다는, 그래서 개인이나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기 보다는 업체간 협력관계를 맺고 M&A 펀드시장으로 편입하겠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일부 업체의 경우 CRC 등록을 반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벤처캐피털들의 움직임에 대해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사모펀드를 통해 상장사, 또는 등록기업간 M&A를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00억원이상의 자금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현재 이만한 현금 동원력을 가진 벤처캐피털은 불과 3~4곳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M&A펀드를 추진하는 곳은 대형업체외에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M&A펀드에 대한 운용주체등 세부사항에 대한 규정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법체계상의 문제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정부의 한관계자는 "운용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지 결정되지 않았고 구조조정전문회사를 규정한 산업발전기본법과 뮤추얼펀드에 대한 증권투자회사법 간에 상충되는 면이 없는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들이 있어 세부계획 마련이 늦어지고 있다"고 전제하고"아마도 이번주 내에는 이러한 문제들이 정리돼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영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