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맥킨지, 한국경제에 다시 경고] 한국기업 '오과장·장그래 문화' 버려야 산다

실리콘밸리선 자율성 주되 동료들 성과평가엔 냉정해

구글식 문화 벤치마킹 필요

7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맥킨지코리아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구글 아태지역 파트너십 총괄인 미키 김의 강연을 듣고 있다. /송은석기자

맥킨지는 한국 기업들이 저성장 시대에 조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문화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의 조직문화는 고성장 시대에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었지만 뉴노멀 시대에는 유효성이 떨어진다는 것.

단적인 예로 실리콘밸리와 한국 기업들의 일하는 문화를 비교했다.


실리콘밸리는 금융위기 이후에도 고성장한 페이스북·유튜브 등의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독특한 기업문화가 기업 성장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우선 실리콘밸리에서는 개인에게 권한과 책임을 전적으로 부여한다.


이날 맥킨지 코리아 포럼에 개막 연사로 참가한 미키 킴 구글 파트너는 "한국 기업은 '오과장·김대리·장그래'로 대변되는 팀 단위로 일하는 문화인 반면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개인에게 역할과 책임을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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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일하는 '페이스 타임'이 중요하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에서는 개인이 각자의 스케줄에 맞게 자유롭게 일한다. 이로 인해 시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실리콘밸리의 강점이라고 킴 파트너는 지적했다. 그는 "회사의 스케줄이 아닌 개인의 스케줄에 따라 일하기 때문에 오직 자신이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개인에게 자율성을 주는 만큼 철저한 성과 평가로 역량을 끌어올린다. 근무는 자유롭게 하지만 그 결과는 개인이 책임지는 문화다.

킴 파트너는 "냉정하리만큼 동료들이 성과를 평가한다"며 "70%가량을 달성할 수 있게 반기 혹은 분기별로 업무 목표량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면 이에 따른 보상이 따른다"고 전했다. 반면 이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업무를 재배치하거나 회사를 떠나야 한다.

구글의 경우 평가항목은 크게 세 가지다. 무엇을 했는지, 잘하는 일은 무엇인지, 더 잘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평가한다. 킴 파트너는 "한국 회사들은 승진과 월급이 연차에 따라 결정되지만 실리콘밸리에는 연차는 개념조차 없다. 나조차 같이 일하는 동료가 몇 년 동안 구글에서 일 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매니저와 경영진과의 관계도 선진 기업들과 한국의 기업들이 크게 다른 점이다. 실리콘밸리의 매니저급 직원은 한국으로 치면 과장에서 상무에 해당한다. 킴 파트는 "실리콘밸리에서는 매니저들이 각자의 일을 결정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는 대신 경영진은 매니저들이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멘토 역할을 한다"며 "매니저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문화"라고 말했다. 실제로 구글에서 신제품이 나오면 사장이나 전무가 발표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 제품을 개발했던 매니저들이 대중에 서서 공개를 한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는 매니저인 중간 관리자들은 경영진이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며 결국 경영진이 최종 결정을 내리고 책임지는 구조다. 킴은 "한국의 이런 기업문화는 실행력에 있어서 어마어마한 추동력을 갖게 한다"며 "그러나 중간 관리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각자의 역량을 극대화해서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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