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亞증시 '냄비현상' 못벗어

美테러참사 따른 낙폭 유럽보다 커"지나친 對美수출의존 때문" 지적도 지난 11일 테러 대참사 이후 세계 증시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보복공격이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여전히 불안정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아시아 증시는 유럽 증시는 물론 테러 사태가 발생한 미국의 증시보다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여 악재에 대한 내성(耐性)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美 테러 사태 따른 낙폭 더욱 커=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테러 공격이 감행되기 이전인 지난 10일부터 지난 27일 사이의 주가 변동 폭을 보면 미국 증시는 다우지수가 9.62% 하락하고, 나스닥지수는 13.84% 떨어지는 등 여진(餘震)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낙폭은 지난 17일 뉴욕 증시 재개장 후 1주일간의 하락 폭(다우지수 14.3%, 나스닥지수 16.1%)에 비해서는 상당한 수준 회복한 것이다. 유럽 증시 역시 테러 사태 직후는 물론 뉴욕 증시 재개장 이후 1주일간 7% 이상 떨어지는 등 테러 사태의 후유증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 27일 현재 영국 증시는 낙폭을 5.37%로 줄이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 증시와 독일 증시는 각각 8.45%, 10.40%의 낙폭을 기록하는 등 다소 회복이 지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하루 등락 폭이 1~2%에 머무는 등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아시아 증시는 과매도 상태를 보이고 있는 등 미국이나 유럽 증시에 비해 악재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지난 10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증시는 12.53% 하락했으며, 싱가포르 증시는 15.89%나 떨어졌다. 일본 도쿄 증시의 낙폭은 5.79%에 머물고 있지만 테러 사태 직후 증권당국이 주가 폭락을 막기 위해 가격 제한 폭을 축소했다는 점을 전제로 하면 이 역시 적지않은 낙폭으로 평가 받고 있다. ◇수출 의존도 등 구조적 요인 탓=아시아 증시가 유럽 증시나 미국 증시에 비해 악재에 대한 내성이 취약한 것은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 등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유럽연합(EU)의 출범으로 미국의 80% 수준에 이르는 내수시장을 갖추고 있다. 또한 미국의 경우는 10년 호황을 접고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펀더멘털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증시의 경우는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너무 큰데다 자본시장 역시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커지는 등 외부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더욱 불안정안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이다. 실제 테러 대참사 이후 아시아 증시는 미국의 수요 감소로 정보통신(IT) 상품을 주축으로 한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반도체주를 비롯한 수출 관련주가 급락을 주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도쿄 증시의 경우 테러 사태 직후 외국자본이 급속 유출되면서 가뜩이나 약세인 은행주의 가격을 더욱 떨어뜨리기도 했다. 이밖에 아시아 증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 하락, 리스크 증가에 따른 해외자본 유입 감소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유럽이나 미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악재에 대한 내성이 취약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구영기자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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