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특별사면] 3만원 훔쳐 징역살이 무직자·노부모 봉양 대리운전 기사 '재기 기회'

부모 없이 살아온 김모(25)씨는 직업이 없어 하루하루를 꾸려나가기조차 어려웠다. 생계가 곤란했던 김씨는 결국 남의 물건에 손을 댔다. 밤에 몰래 독서실에 들어가 김씨가 훔친 물품은 컵라면 등 총 2만9,000원어치. 김씨는 이 일로 올 초 징역 8월이 확정됐다. 김씨는 그러나 이번 광복절을 맞아 약 6개월 20일 만에 다시 사회로 복귀하게 됐다. 정부가 수형 생활 중 다양한 교육을 이수하며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김씨를 이번 광복절 사면 대상자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사면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김씨가 정상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3일 정부가 단행한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에서는 김씨와 같은 생계형 범죄자들이 대거 사면 받았다. 어렵게 생계를 꾸리다 예상치 못하게 과실 범죄를 저질렀거나 정상적인 경제활동 과정에서 재산 범죄를 저지른 영세 상공인들이 주요 대상이다.



마을버스 운전기사인 김모(53)씨는 주차된 차들 사이에서 뛰어 나와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치어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혔다가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김씨는 현재 집행유예 중으로 정부는 김씨가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참작해 생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남은 집행유예를 사면했다.

영세 마트 주인인 박모(52)씨도 집행유예 중 사면을 받았다. 아파트 상가에서 소형 마트를 운영했던 박씨는 대형 마트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경기마저 나빠지면서 운영이 어려움을 겪었다. 박씨는 결국 1,800만원의 수표를 부도냈고 이로 인해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정부는 박씨와 같은 중소·영세 상공인도 총 1,158명을 사면했다.

대리운전기사 최모(38세)씨도 이번에 사면돼 가정으로 돌아가게 됐다. 최씨는 운전 중 과실로 70대 여성을 치었고 이 사고로 피해자가 숨졌다. 징역 2년 6월이 확정된 최씨는 현재 2년 넘게 형을 살고 있는 중에 사면됐다. 최씨에게는 봉양해야 하는 78세와 69세의 노부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