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농산물 전문 절도단 판친다

TV등 공산품은 손도 안대

최근 식품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이제는 토마토와 오이 등의 농산물을 조직적으로 훔쳐내는 절도단이 등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미 동부 플로리다에서 갓 수확한 토마토와 오이, 냉동육 등 총 30만 달러 어치의 식품을 훔친 조직적인 절도그룹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멕시코 한파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봄철 토마토 값이 급등한 직후부터 식량을 전문적으로 털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털어 간 식량은 토마토 6개 트랙터분과 오이 두 트럭분, 그리고 트럭 한 가득의 냉동육으로 TV나 고가의 청바지 등 주로 공산품을 타깃으로 하던 기존 화물 절도범과는 달리 먹으면 없어져 버리는 식량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NYT는 이들이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E&A운송회사라는 가짜 회사를 차리고 생산자와 브로커에게 연락을 취해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장거리 운송을 맡은 뒤 식량을 싣고 유유히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토마토 농가 관계자들은 “과거에도 농산물 가격이 오를 때 절도가 발생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지능적으로 대규모 절도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며 “지금껏 이런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이처럼 지능화된 농산물 절도의 배경이 된 것은 급등하는 농산물 가격이다. 이날 세계은행 발표에 따르면 옥수수와 밀 가격이 전년대비 각각 74%와 69%씩 급등하는 등 세계 식량가격은 1년 전보다 36%나 오른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에서 식량가격 상승의 여파로 하루 수입 1.25달러(1,360원 상당) 이하의 빈곤층으로 추락한 인구는 총 4,4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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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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