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체질 변화 없이는 제2 도약 어렵다"

■ "안주 문화 타파" 이재현 CJ 회장 이례적 질타… 속뜻은<BR>대한통운 인수전 승리로 글로벌화 촉진 전환점 맞아 "새로운 정신으로 무장" 독려<BR>공정위 제재·삼성 불화설등 내부 전열 가다듬기 포석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이례적으로 임직원들에게 쓴소리를 한 것은 최근 급변하는 그룹 안팎의 상황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CJ는 그룹의 명운을 건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우선협상자에 선정되며 제2의 도약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하지만 이 회장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인수로 마무리하기 위해 내부 구성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새로운 정신무장을 독려할 필요성을 느꼈을 법하다. 특히 그룹의 모태가 식품기업이었던 탓에 특유의 '안주(安住) 문화'에 젖어 있다고 질타한 대목은 대한통운 인수전 승리를 계기로 마련된 성장 모멘텀을 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라는 분석이다. 또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잇따른 제재, 삼성과의 불화설 등으로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포석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제2도약 위해 매너리즘 경고=이 회장의 메시지는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정신차려라"로 집약된다. 글로벌 물류망 구축으로 그룹의 세계화가 앞당겨질 전환점을 마련한 만큼 계열사별로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위한 캐시카우를 적극 발굴하라는 주문인 셈이다. 지난 12일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김철하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바이오ㆍ신소재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히면서 일본 바이오 업체인 하야시바라 등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을 공언한 것도 이 회장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 회장이 그룹의 더딘 성장의 원인으로 안주문화를 꼽은 것은 매너리즘을 넘어서는 특단의 체질 변화 없이는 제2의 도약이 어렵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CJ의 재계순위는 지난 2001년 19위에서 올해 16위로 별다른 변화가 없다. 업종이 다르기는 하지만 창업 당시 규모가 비슷했던 삼성전자ㆍLG화학ㆍ현대자동차 등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회장으로서는 CJ 구성원들에게 책임을 통감하는 선언인 동시에 분발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변화 앞두고 내부전열 가다듬기 위한 포석=이 회장의 이례적인 행보는 각종 구설수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판단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CJ제일제당은 공정위로부터 현장조사 방해와 고추장 가격담합 등으로 잇따라 제재를 받은 바 있다. 특히 삼성그룹과의 갈등, 또 적극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고 있는 대한통운 인수에 따른 부작용 우려 등 민감한 외부 시선을 앞에 두고 내부 전열을 가다듬을 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 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5월 CJ제일제당의 사령탑으로 바이오 전문가인 김철하 대표를 앉히고 최근 파격적 인사를 단행한 것도 제2의 도약을 위해 내부 긴장감을 유도하려는 포석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