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1년 미만 단기국채 발행 백지화

재정부 "글로벌 재정위기로"

정부의 1년 미만 단기 국채 발행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양도성예금증서(CD)를 대체할 단기지표채권 도입이 목적이었으나 글로벌 재정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에 발목이 잡혔다. 이에 따라 통화안정증권을 단기지표채권으로 육성하고 있는 한국은행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27일 "단기지표채권 육성을 위해 만기 3개월 또는 6개월인 국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유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단기채권 발행을 접은 것은 외국인 채권 매입 수요가 장기국채에서 단기국채로 바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도 외국인투자가들은 3년ㆍ5년ㆍ10년물 등으로 구성된 장기국채를 꾸준히 매입해왔는데 자칫 이 수요가 단기국채로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단기지표채권 형성이라는 본래의 목적보다는 단기채권 투자를 부추겨 자본 유ㆍ출입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게 재정부의 판단이다. 단기외채 증가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올해부터 발행한 재정증권 1개월물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단기 국채를 발행할 경우 외국인투자가의 수요가 단기국채로 몰리고 이는 단기외채를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부는 일단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통안증권의 단기지표채권 육성 성과를 지켜본 뒤 단기국채 발행 여부를 다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와 한은은 단기지표채권 형성을 위해 단기국채를 발행하는 방안과 기존 91일물 통안증권을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한은은 최근 91일물 통안증권의 발행물량을 월 평균 4조원에서 5조원으로 늘렸으며 적게는 3조원에서 많게는 10조원까지 편차가 심했던 발행물량을 5조원 안팎으로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91일물 통안증권의 발행량을 월 6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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