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26이 어려웠다. 어떤 식으로든 모양을 펼쳐야 하는데 그 선택에 따라 이 바둑의 양상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요다는 30분을 숙고하고 26으로 벌렸다. 장쉬는 10분을 생각하고 27로 쳐들어갔다. “늦출 수 없는 한 수라고 봤습니다. 이 침입으로 백이 곤란하게 되었다고 믿었지요.” 장쉬가 복기때 한 말이다. 백28 이하 흑35까지는 쌍방에 최강수로 둔 진행인데 프로라면 누구나 이렇게 둘 것이다. 검토실에서는 흑27의 침입이 안성맞춤이었다는 여론이었다. 그래서 백26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참고도1의 백1로 봉쇄하는 수였다. 이것이면 흑은 2에서 4로 하변을 갈라치게 되는데 흑이 두칸벌림을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직 모양이 박약하므로 흑이 즐거울 것이 없는 진행이라는 얘기였다. 실전의 수순 가운데 백32로 33의 자리에 가만히 연결하면 간명하지만 참고도2의 흑2,4로 우하귀에 거대한 흑진이 완성되므로 백의 모험일 것이다. 백36은 팻감을 만든 수순. 요다는 이곳의 팻감을 믿고 38로 패를 강행했다. 팻감이 전혀 없는 흑으로서는 만패불청할 수밖에 없다. 순식간에 큰 바꿔치기가 이루어졌다. “백이 다소 이득을 보았다고 믿었다.”(요다) “손해본 게 전혀 없다고 보았다.”(장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