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또다시 도진 해외 호화 소비병

올들어 해외 여행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난 3ㆍ4분기(7~9월)중 외국에서 사용한 신용카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신용카드(직불카드 포함)의 해외 사용액은 6억6,900만달러로 전 분기에 비해 16.1%,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해서는 무려 27.7%나 급증했다. 분기별로는 사상 최대치다. 그만큼 씀씀이가 헤퍼졌다는 의미다.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벗어난지 겨우 엊그제인데 흥청대는 고질병이 벌써 도진 것이다. 카드의 해외 사용액이 이처럼 기록적으로 증가한 것은 여름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 휴가철과 여름방학을 이용한 해외여행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이 기간 카드 해외 사용자수는 121만5,000명으로 전분기보다 11.6%, 지난해 동기대비 16.3%가 늘어 역시 사상최대였다. 1인당 카드사용액도 551달러로 지난해 이후 가장 많았다. 반면 외국인 1인당 국내 카드 사용액은 384달러로 지난해(436달러)보다 오히려 줄었다. 이에 따라 올들어 9월말 현재 내국인의 카드 해외사용 누적액은 18억 1,3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카드사용액은 11억1,200만달러로 카드부문에서만 7억달러 이상의 적자가 발생했다. 지금 여행업계는 해외로 골프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인천공항에 따르면 올들어 11월말까지 골프채 휴대반출 신고자는 8만5,3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나 늘어났다. 또 내년 1월말까지 중국을 비롯, 동남아 등의 주요 골프여행지는 주말 비행기편 예약이 끝나 항공사에 따라서는 특별기까지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의 소비성향이 외환위기 직전 그 해의 여름을 연상시킨다. 내국인의 해외여행에는 학생들의 해외연수도 포함돼 있다. 국제화 시대에 장려할 일일지언정 탓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호화 사치성 쇼핑이나 도를 넘는 씀씀이가 문제이다. 그 같은 현상은 세계적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프랑스 파리의 한 핸드백 상점은 한국인의 싹쓸이를 역이용, '1인당 한개'로 구입을 제한,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외화를 낭비해도 좋을 정도로 우리 경제상황이 넉넉한 편이 못된다. 경기가 급냉하고 있고 수출채산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해외에서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계층의 호화사치성 씀씀이는 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 해외에서의 호화 소비를 국내에서의 건전한 소비로 돌려야 할 때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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