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여전히 높지만 수출이 국내 경기를 견인하는 힘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부문의 부가가치 창출 능력은 외환위기 이전보다 낮았고 일자리 창출 능력은 절반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참여정부 들어 거시경제지표는 나쁘지 않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갈수록 악화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지속 성장과 고용 창출을 위해 소재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내수와 수출간 불균형을 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3년 산업연관표로 본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에 따르면 총공급에 대한 수입과 수출 비중을 나타내는 대외의존도는 지난 95년 24.9%에서 2000년 29.2%로 높아진 뒤 2003년에는 26.9%로 둔화됐다. 하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수출 중심 경제구조인 일본(2000년 기준)의 11.0%보다는 훨씬 높았다. 이처럼 우리 경제는 높은 대외의존도를 지속하고 있지만 수출의 부가가치 및 고용창출 능력은 크게 떨어졌다. 수출의 부가가치유발계수는 2000년 0.633에서 2003년 0.647로 높아졌으나 95년의 0.698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며 일본의 0.892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수출의 부가가치유발계수가 0.647이라는 것은 1,000원어치 상품을 수출했을 때 국내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647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부가가치는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뜻이다. 특히 수출액 10억원당 취업자유발효과는 95년 26.2명에서 2000년 16.6명으로 떨어진 데 이어 2003년에는 12.7명으로 낮아지는 등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위주의 성장을 지속하다 보니 ‘고용 없는 성장’도 심화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1%일때 유발되는 취업자 수는 2003년 12만2,000명에 그쳤다. 95년 13만5,000명, 2000년 12만3,000명에 이어 더 줄어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