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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2연패 들어올릴까

5일밤 금메달 도전

"몸이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 같지는 않아요."

장미란(29∙고양시청)의 옅은 미소에는 쓸쓸함이 배어 있었다. 하지만 국민의 눈높이는 여전히 금메달에 맞춰져 있다. 그는 이름 석 자가 주는 무게감부터 다른 '국민 역사(力士)'이기 때문이다.

장미란은 5일 오후11시30분(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엑셀아레나에서 열리는 런던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75㎏ 이상급)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달성하면 한국 역도 사상 첫 기록. 동반 2연패를 노렸던 남자부 사재혁(경기 중 부상으로 기권)의 불운을 대신 씻어줄 무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이로 서른인 장미란은 객관적인 전력상 금메달과는 거리가 있다. 넘어야 할 무서운 신예가 두 명이다. 먼저 저우루루(24∙중국)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인상 146㎏, 용상 182㎏, 합계 328㎏을 들었다. 인상은 세계 타이기록, 합계는 세계신기록이었다. 장미란의 개인 최고기록은 인상 140㎏, 용상 187㎏, 합계 326㎏으로 저우루루에 못 미친다. 용상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3년 전 세운 기록인 데다 올림픽에서는 인∙용상 구분 없이 합계로만 순위를 매긴다. 또 한 명의 강력한 경쟁자 타티아나 카시리나(21∙러시아) 또한 올해 유럽선수권에서 합계 328㎏을 들어올렸다. 카시리나는 인상 세계기록(148㎏) 보유자이기도 하다. 반면 장미란은 2009고양세계선수권에서 용상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후 뚜렷한 기록을 내지 못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뒤로는 골반∙허리 등 갖가지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는 아예 참가하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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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이 믿는 것은 결국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련미와 정신적 여유다. 저우루루와 카시리나는 아직 꿈도 못 꿀 올림픽 3회 연속 출전(금1∙은1)과 세계선수권 4연패(2009년까지)를 이룬 장미란이다. 이미 그랜드 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우승)도 달성한 그는 사실 더 오를 곳이 없다. 그래서 마지막 올림픽일지 모를 이번 대회에 임하는 자세는 '내려놓음'이다. "나는 이미 행복한 사람입니다. 금메달 부담을 내려놓으니 편안하기도 하고요. 도전자의 자세로 경기할 겁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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