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損保 월드컵에 웃고 대선에 울고

9개社 하반기 영업수지 급속악화'월드컵에 웃고, 대선에 울고' 손해보험사들은 요즘 속이 탄다. 하반기로 접어든 이후 보험영업 수지가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 동부, LG 등 9개 손보사의 지난 10월말 현재(2002.4~10) '합산비율'은 지난 7월에 비해 각각 2~3% 포인트씩 증가했다. 손보사의 합산비율은 손해율(수입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비율)과 사업비율(보험금 지급을 제외한 보험사의 총경비)을 합한 것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영업수지가 나빠지며, 100%를 넘으면 보험영업에서 적자가 난다. 이처럼 손보사의 보험영업이 악화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월드컵 이전까지 하락세를 보였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월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기 때문. 지난 2000년말 80%대에 육박했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월드컵을 앞두고 정부의 단속 강화와 운전자의 의식이 바뀌면서 지난 6월 60.4%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7월부터 손해율은 다시 오르기 시작해 8월 67.5%를 기록하더니 지난 10월말 현재 70.6%로 껑충 뛰었다. 월드컵이 끝난후 정부의 단속이 다시 느슨해지고 한때 반짝했던 운전자들의 준법정신 역시 시들해진 것. 이와 함께 대선 정국이 시작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선거철에는 교통단속 경찰이 부족한데다 단속 강도도 크게 완화돼 교통사고가 늘어나곤 한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어떤 선거든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악영향을 줘 왔지만 특히 이번 대선은 월드컵 덕분에 상당히 낮아졌던 손해율을 다시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 것 같아 원망스럽기까지 하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손보사들은 2002회계연도 상반기(2002.4~9)에 보험영업 수지 적자폭을 266억원으로 줄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58억원 적자에 비해 그 폭이 2,393억원이나 줄면서 흑자 전환도 기대됐었다. 그러나 최근 추세대로라면 내년 3월 결산시 보험영업에서 다시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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