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을 돌파했던 코스피지수가 11월 들어 2,000선 부근으로 후퇴하면서 펀드 환매 요청이 잦아들자 투신의 매도세도 확연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투신이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을 집중적으로 팔았던 만큼 관련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신은 이날 장중 한때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결국 41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난 9월5일 이후 4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투신이 40거래일 동안 순매도한 물량은 5조6,621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날 장중 순매수를 보였던 것에서 나타나듯 수급 상황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9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투신의 하루 평균 매도물량은 1,531억원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 373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투신의 매도세가 진정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투신의 매도세가 줄고 있는 것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의 환매 요구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에서 8월28일 이후 이달 4일까지 44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기간 빠져나간 누적금액만 6조1,043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10월 말 하루 평균 1,500억원 넘게 빠져나갔던 자금이 이달에는 1일 339억원, 4일 207억원 유출로 확연히 줄고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인 2,050선을 돌파한 후 외국인의 매수 약화로 2,000선 초반으로 내려오면서 그동안 차익 실현을 위해 환매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 동향을 주시하는 모양새"라며 "이미 차익실현 물량은 상당 부분 빠져나갔고 일부 펀드 매니저들이 4ㆍ4분기 실적 개선 예상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투신이 조만간 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투신이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을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에 다시 매수에 나설 경우 해당 종목을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투신이 내다 판 주요 종목은 삼성전자(-7.718억원), 네이버(-1,345억원), 현대차(-2,107억원) 등으로 외국인이 사들인 주요 종목과 일치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신이 매도했던 종목은 대부분 외국인이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종목과 일치하기 때문에 투신이 매도세를 줄인다면 주가 상승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